오... 오랜만에 정말 좋은 영화를 만났다.
정말 철학적이고 문학적인 영화다. 평점은 별 다섯개 ★★★★★ 를 주고 싶다.
이 영화는 어떤 '가설' 같은 이야기이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숲속 마을은 세상사에 찌든 사람이면 한번쯤은 상상해봄직한 마을이다.
이 마을 사람들은 정말 착하고 선하다.
처음에는 그냥 어떤 시골의 외딴 마을이겠거니 했다.
그러나, 영화의 이야기가 전개 되면서 이 마을에 얽힌 비밀이 하나둘씩 밝혀진다.
이 마을은 돈도 필요없고, 사람들이 서로 헤꼬지도 안하는 마을이다.
그러나, 이 마을은 우리가 아는 그런 마을과는 다른 무엇인가가 있다.
숲속에서 이상한 괴물이 나타나는 것이다.
괴물이 나타나면, 감시탑에 있던 사람이 종을 치고, 종을 치면 마을 사람들은 모두들 집안문을 잠그고 지하실로 숨는다.
이쯤되면, 이 마을이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순박한 시골마을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것이다.
마을사람들은 금기시 하는 색깔이 있다.
그것은 다름아닌 '빨간색' 인데, 사람들은 그 색을 입에 담지도 않으며 단지 '입에 담지 않는 그것' 으로 부른다.
즉, '빨간색' 을 금기시 한다.
빨간색 꽃만 보면 꺽어서 땅속에 뭍어버리고, 빨간 딸기도 따서도 안된다.
심지어 가끔 마을에 나타나는 그 괴물은 빨간색 망또를 걸치고 있다.
또한, 이 마을에서 그 요상한 괴물이 사는 숲을 건너가면 읍내가 나오는데, 이 마을사람들에게는 이 숲을 들어가는 것도, 읍내에 가는것도 금기시 되어 있다.
점점 이 이상한 마을의 이야기가 궁금해질무렵, 이 순박한 사람들의 사랑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사랑이야기는 장님인 '아이비' 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노아' 와 자신의 심정을 쉽게 고백하지 못하는 '루시우스' 의 삼각관계이다.
물론, 루시우스와 아이비가 서로 사랑하는 사이지만, 미쳐 노아가 그렇게 사랑하는지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둘은 사람들에게 서로의 사랑을 얘기하는데, 이를 질투한 노아가 칼로 루시우스를 찔러버린다.
루시우스의 생명이 위태롭게 되자 변변한 약도 하나 없는 이마을에서는 어찌할 방도가 없게되고, 약을 구하기 위해 '아이비'는 읍내에 가겠다고 한다.
이미 얼마전에 루시우스가 노아의 정신질환을 고칠 약을 구해오겠다며 읍내에 나가겠다고 했을때 거절당했지만, 이런 선하고 범죄하나 없던 마을에 이같은 불상사가 발생하자 결국 마을의 장로(음.. 마을일을 결정하는 어른들이라고나 할까..)중 한명인 아이비의 아버지가 아이비를 읍내로 내보낸다.
사실, 괴물같은것은 없다.
이 마을은 읍내(도시)에서 살던 사람들중 가족이 범죄의 희생양이 되어 무참히 살해된 상처입은 사람들이 이 마을을 만들기로 약속하고 도시를 떠나온 사람들이 모여 만든 마을이었다.
빨간색을 금기시 하는것은 '살인' 을 상징하는 '피'를 연상하기 때문이리라.
이영화는 굉장히 고상(?)한 영화다.
네티즌들의 평가는 다소 낮은 편이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별다섯개를 주고 싶은 문학성이 다분히 높은 영화라 생각된다.
이런 영화 한편을 봄으로서 인간의 내면에 대해 더욱 깊이 고찰하게 되고, 요즘처럼 책을 잘 읽지 않는 세대들에게는 마치 좋은 책 한권을 읽은 듯한 감흥을 일으키게 해준다.
자극적이거나 화려한 영상미는 찾아볼 수 없지만, 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가슴한켠을 살며시 파고드는 좋은 영화이다.
글쎄, 코미디나, 액션류의 영화를 즐겨 보는 사람에게는 권할만한 영화는 아닌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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