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용의 멜로영화패러디?
처음 클래식을 보았을때의 느낌이 그랬다.
이 영화는 많은 고전 멜로의 아름다운 장면들을 가져와 재활용.
생각나는것만 해도..
러브레터.4월이야기.동감.
닥터지바고.초원의 빛.나의 청춘 마리안느..
그리고 감독님의 전작 비오는 날의 수채화.기타 등등..
그렇다고 "클래식"의 가치가 훼손되는건 아니다.
클래식은 아름다운 자연묘사.마음을 잔잔히 흔드는 음악. 감독님특유의 장난기넘치는 유머감각.
조승우.손예진이라는 매력남녀의 호연.너무 많은 장점을 가졌다.
하지만 가장 감동적인 건 10대사춘기소년들의 러브판타지를 완벽하게 재현했다는것.
소년들은 꿈꾼다. 어떤 아름다운 소녀가 내 앞에 나타날것이라고
천사같이 사랑스런 얼굴.속삭이는듯한 부드러운 말씨.마음은 티끌없이 선하고
몸짓하나하나는 약하고 섬세하다. 그런 소녀가 나에게 기회를 준다.
소녀의 안내자로 출발. 돌아오는 길엔 그녀를 업어주는 기사(!)가 된다.
반딧불을 건네 주었을때 분명해진다. 우연이라고? 필연이다.분명히..
단편소나기에서 읽었던 가련한 소녀는 죽음을 맞이하지만 나의 그녀는 건강해졌다.
"반딧줄이 지금도 잘있어요. 저처럼 건강해요."
소녀와 소년에겐 이제 행복한 나날만 기다리고 있으리라 믿고 싶다만..
둘의 사랑은 이뤄지지 못한다.
신분과 가진것이 너무 다른 두사람. 그리고 그들사이에서 본의아니게
장애물이 되는 또 하나의 가련한 소년.
그들은 결국 헤어지게 된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필연이고..
클래식은 사랑의 비극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청춘의 매력과 활기로 가득차.
주희와 준하의 포크댄스.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의 바이올린음악에 맞춰 춤추는 행복한 젊음들.
환희에 넘쳐 빗속을 뛰어가는 지혜.
우산은 필요없어.이 비가 너무 좋거든요. 비맞고 다니던 다른 사람생각하면...
한편의 아름다운 추억들..
클래식을 완벽한 영화라고는 할수 없을지 모른다.아니. 단점은 많이 찾을수 있을것이다.
가령 클래식의 후반부(베트남전쟁씬.준하와 주희의 재회)는 많이 아쉬운 편.
그러나 이영화는 나. 그리고 평생 잊지못할 첫사랑을 동경하는 사람들에겐 너무 "위대한"
영화다.
곽재용감독께 경의를..
그분은 정말 소년시절의 감성을 그대로 간직하셨나보다.
그분보다 훨씬 나이가 적은 나도 가지기힘든 소중한 그 무엇을..
예술가들을 존경하는 이유는 계산하고 측정할수없는 어떤 감동과 믿음을 그분들이 줄수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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