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의 계보를 잇는 신작영화 캣우먼.
신작영화라 하기엔 이미 개봉한지 1년이 넘어버렸군.
배트맨류의 영화에서 볼 수 있던 가죽자켓이 다시 돌아왔다.
캣우먼의 등장은 그리 낯설지만은 않다.
이미 '배트맨 앤 로빈' 에서 '배트걸' 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배트맨에서 보았던 가죽자켓(?)을 입은 새 영웅의 등장은 쉽사리 배트맨 같은 영웅이야기를 떠올리게 하지만, 이 영화는 '영웅' 이야기와는 거리가 있다.
물론, 자신을 죽인 집단의 음모를 파헤치고 악을 소탕(?) 하는 스토리로 본다면 '영웅' 이야기로 볼수도 있겠지만, 이 영화는 '영웅' 이야기에 촛점이 맞혀져 있는것이 아니라, 남성우월주의 사회속에서의 '자유' 로운 여걸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다.
'여걸' 이라고 단정짓는 것도 힘들듯 하다.
걸출한 '여자영웅' 을 이야기 한다기 보다는, 생물학적 존재로서의 여성성을 강조하려 하기 때문이다.
흔히, 남자는 늑대, 사자 등으로 비유되며, 여자는 여우, 고양이 등으로 비유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에 회자되는 '고양이' 는, 여성스러움의 극치를 상징하는 것이다.
고대 역사로 부터, 단지 남성의 부수적인 존재, 복종의 존재로 폄하되던 여성의 존재를 도덕관이나 가치관의 굴레에서 벗어나 본연의 아름다움을 얘기하려는 거창한 주제를 담고 있지만, 이 영화는 그리 만족스럽지 못하다.
이 영화를 만족스럽지 못하게 하는 요소들 몇가지를 찝어보자.
흑인을 왕따시켜오던 헐리웃에서 최근 몇몇 흑인 배우들이 주연급을 꽤차고 있다.
특히나, 여성으로서는 드물게 주연배우를 맡은 할리베리.
흑인이라 보기에 힘든, 굉장히 백인화 된 모습의 그녀는, 늘씬하고 큰 키는 아니지만, 호감가는 얼굴과 굴곡있는 섹시한 몸매로 뭇 남성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단순히 그런 전제로만 보았을때, 할리베리가 여성성의 극치를 표현해야 하는 이 영화의 주인공 자리를 맡은것이 어색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 영화를 보면서 새롭게 느끼게 된점.. 카리스마다.
그렇다. 배우는, 멋드러진 외모와 능글맞은 연기외에도 아무말 않고 정지해 있는 그 모습만으로도 관객을 압도하는 강렬함이 살아나야 한다.
강렬함 까지는 아니더라도 관객의 마음을 훔칠수 있는 그 무언가의 느낌이 있어야 한다.
할리베리의 연기는 교과서적이다.
적절한 웃음연기와 쾌활함, 눈물연기까지 그리 흠잡기는 힘들지만, 그 '무엇인가' 가 없다.
그것은 '죽은 연기' 이다.
또한, 섹시할것으로 여겨지는 검은피부와 굴곡있는 몸매는, 이상하리만치 캣우먼의 의상과 매칭이 되지 않는다.
(특히, 캣우먼의 마스크는 굉장히 우스꽝스럽고, 캣우먼의 이미지를 반감시키는 역효과 마져 풍긴다.)
팜므파탈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채찍이 등장하는데, 시도때도 없이 채찍을 휘둘러대는 장면은 팜므파탈의 이미지를 연상시키기 보다는, 싸구려 SM 포르노를 보는듯한 웃음을 유발시킨다.
어쩌면, 여성에 대한 심도깊은 고찰을 담아낼수 있었던 영화가, 싸구려 오락영화가 되어버린건 아닐까.
흥행, 또는 인구에 회자될만한 많은 '꺼리' 들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불만족 스럽기 짝이 없다.
새로운 흑인히로인 '할리베리' 와 함께, 섹시배우로 한시절을 풍미하던 '샤론 스톤'.
58년 생이니까 올해 한국나이로 47세가 된 샤론 스톤은 이 영화에서도 예전 못지않은 '팜므파탈' 의 냄세를 물씬 풍기고 있다.
한국의 관객들에게는 '토탈 리콜','원초적 본능','스페셜리스트','스피어' 등에서 그녀의 모습을 심심찮게 보아왔지만, 역시나 팜므파탈로써의 이미지를 굳힌 '원초적 본능' 이 그녀를 대표할만 하다 하겠다.
(물론, 토탈리콜에서도 그러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지만, 역시 원초적 본능이지.)
그외의 영화들에서는 다른 이미지를 표현하긴 했지만, 역시 샤론스톤 하면 원초적 본능이 아니겠는가..
이 영화에서, 샤론스톤은, 부작용이 있는 화장품을 오랜기간 사용해서 감각이 무뎌진 피부를 가지게되 엉성하나마 액션을 보여주지만, 역시 샤론스톤은 액션보다는 지극히 여성스러운(? 뭐랄까... 여우라고나 할까..) 연기가 제격이다.
문제는, 주인공이 '할리베리' 라는 점인데, 이 영화에서도 간단히 비교가 되겠지만, 할리베리와 샤론스톤의 연기는 분위기부터가 틀리다.
샤론스톤 처럼, 그 모습 자체만으로도 무언가 뿜어져 나오는 기운을 느낄수 있어야 하지만, 할리베리는 그런 느낌이 없다.
또한, 극중 할리베리의 남자친구 역할을 맡은 형사와의 로맨스도 어설프다.
형사는, 외모는 그럴싸하지만, 마치 3류배우 같은 느낌을 준다.
형사의 연기또한, 위에서 말한 '죽은 연기' 를 느끼게 한다.
어쩌면, '편집'이 부자연스러웠을수도 있고, 감독의 연출이 부족해서 배우들의 연기가 어색해 보인것일 수 도 있다.
어찌되었건 '부자연스럽고','어색하다' 라는건 확실하다.
페이션스(할리베리)와 톰 론(형사,벤자민 브랫)의 연기가 가장 어색한 부분은 둘이 농구를 하는 장면.
이 영화의 어색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연인(연인으로 발전하는 단계에서의 로맨스부분이다)의 모습이 어쩌면 이렇게도 어색할 수 있을까..
구석구석 숨어있는 어색함들은, 3류와 헐리웃을 넘나들고 있다.
간략히 줄거리를 스크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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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그녀의 일상에 무서운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 매사에 소심하고 소극적인 페이션스 필립스(할리 베리)는 그런 성격 때문에 늘 사람들에게 무시당하고 산다.
화가의 꿈도 포기하고 화장품 회사인 '헤데어 뷰티'의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는 그녀는 내심 늘 남들에게 당하고만 사는 자신이 못마땅하기만 하다.
페이션스가 다니는 '헤데어 뷰티'사는 '젊음과 아름다움을 위해선 어떤 희생도 기꺼이 지불해야 한다'는 신조를 가진 악덕 사주 조지 헤데어(램버트 윌슨)가 운영하는 대기업.
슈퍼모델인 그의 아내 로렐(샤론 스톤)은 회사의 간판모델로 몇 년째 일하고 있었다.
그러나 남편이 모델로는 너무 늙었다며 22세의 젊은 모델로 교체하려 하자, 복수를 결심한다.
뜻하지 않은 사건은 그녀의 운명을 변화시켰다! 나름대로 평온하던 페이션스의 삶은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운명적 변화를 맞게 된다.
'헤데어'의 노화방지 화장품에 감춰진 무서운 비밀을 알게 된 것. 비밀이 누설 될 것을 우려한 헤데어는 페이션스를 살해한다. 그러나 그녀는 고양이들의 신비로운 힘에 의해 부활해 힘과 민첩함, 초자연적 감각을 얻게 된다.
선과 악을 함께 지닌 유혹적인 존재 캣우먼으로 다시 태어난 페이션스… 그녀는 더 이상 예전의 평범하고 소심했던 여자가 아니다 신비로운 힘으로 새롭게 부활한 그녀의 또 다른 이름, 캣우먼! 되살아난 페이션스는 복수를 시작하고, 그로 인해 한창 로맨스가 싹트기 시작한 경찰관 톰 론(벤자민 브랫)과의 관계가 복잡하게 꼬인다.
톰이 도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범죄가 자신이 좋아하는 페이션스와 뭔가 연관이 있다는 심증을 잡고 고민을 하기 시작했기 때문.
한편, 페이션스의 감춰진 야성이 분출되면서 그녀는 본래의 자아와 자신의 또 다른 자아 캣우먼 간의 구분이 점차 모호해져 혼란을 겪는다.
죽음으로 새로운 생명을 얻은 그녀는 이제 더 이상 그 누구에게도 지배되지 않는 존재로 변신해나가는데... 이제 캣우먼의 매력적인 활약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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