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블로거의 극찬과 함께 다가온 스파이더맨3의 개봉을 앞두고 다시 보게 되었다. 사실 스파이더맨을 예전에 보았음에도 그렇게 큰 재미를 못 느꼈고 왠지 미국인의 정서에 맞는 영화라고 규정지었던 것이 기억난다. 당시 고등학생이었고 대충 보았기 때문에 제대로 영화를 바라보려고 다시 볼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솔직히 심정의 큰 변화는 생기지 않았다. 영화의 내용을 알기에 흠뻑 빠져들 정도로 집중하기 어려웠던 탓도 있고 스크린의 큰 화면이 아닌 탓도 있겠지만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역시 최고의 상업영화라는 칭호를 붙이기는 어려워 보인다. 조금 객관적인 시선으로 돌아가 영화를 말해보자.
이 영화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역시 액션이 가져다주는 쾌감이다. 본질적으로 스파이더맨이 갖고 있는 장점인 그의 이동방식에 근거한 것인데 다시 봐도 역시나 굉장했다. 아슬아슬 따라가는 카메라의 움직임과 건물 사이를 곡선을 그리며 넘나드는 그의 모습은 순식간에 빠져들게 만든다.
스토리는 그럭저럭 흥미롭고 나름 완결성이 있다. 주인공 피터가 스파이더맨이 되는 과정과 정의의 영웅으로 활약하게 되는 과정, 그리고 악당과의 대결이 메리제이와의 로맨스와 엉키면서 결말로 치달아가는 구성이 탄탄하다. 진부하기 쉬운 히어로 영화의 스토리가 이정도면 상당히 만족할만하다. 친구의 아버지와 대결하게 되는 구도가 서서히 밝혀지는 부분의 긴장감 조성이 아쉽고 로맨스 라인의 형성이 조금 억지스러운 것이 아쉽긴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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