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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至尊]<와니와 준하>참 예쁘게 만든 팬시멜로물 와니와 준하
cinexpress 2001-12-17 오전 11:00:48 1231   [4]
수채화풍의 애니메이션이 영화보다 먼저 우리에게 성큼 다가오는 영화 <와니와 준하>.
<와니와 준하>는 탄탄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우리들이 큰 기대를 안하던 배우들에게서 다른 면을 끄집어내면서 예쁘장하게 꾸며낸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 대해 이야기 할때 가장 먼저 배우의 연기가 나오는건 어쩔수 없겠네요.
일단 그간 연기를 못한다고 악평이 자자하던 김희선은 연기에 힘을 뺀채 차분한 모습을 보여주며 일단 변신에 성공했습니다. 아직 연기를 잘한다고 할만한 것은 아니지만 <비천무>나 <자귀모>등의 전작을 생각할때 이젠 스스로 한 영화를 책임질 자격은 갖추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또 얼마전 <무사>의 최정장군역으로 상대역인 여솔(정우성)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 강한 카리스마를 보였던 주진모는 최근 모 캔커피 CF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부드러운 남자로 다소 의외의 모습을 보여주죠. 하긴 예전 <해피엔드>의 김일범역을 생각한다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서도 <무사>의 이미지가 아직 강하게 남은 지금 그런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미지 정형화를 피했습니다.
영민역의 조승우는 <춘향뎐>과 뮤지컬 <황구도>이외엔 대중에게 잘 안 알려진 탓인지 상당히 신선한 이미지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그러나 이들 세명을 제외한다면 주변부 인물들의 캐릭터 자체가 약한 편인 점이 아쉽네요. 네번째로 이름이 오른 최강희조차 잠시 스쳐가는 정도에 그치고 마니까요. 결과적으로 이 영화는 주인공 세명이 모든걸 책임지고 나가야 한다는 거겠죠.

김용균감독은 <해피엔드>의 정지우감독과 함께 청년필름의 멤버였죠. <그랜드 파더>등의 단편에서 착실히 실력을 닦아온 김용균감독이기에 이번 영화는 미숙함보단 미덕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현재와 과거회상의 겹침이 자연스럽게 넘어가며 이야기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점이나 준하가 떠난 빈 집에서 우는 와니의 모습을 복도를 통해 잡아내는 장면, 전화를 걸때 상대가 앞에 앉아있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내는 장면, 그리고 세세한 소재들을 놓치지 않고 포착하며 어디선가는 꼭 반추해내는 솜씨는 이정향 감독의 <미술관 옆 동물원>을 연상시키면서도 한편의 재밌는 순정만화를 읽는듯한 착각을 줍니다. (실제로 와니와 준하는 최근 만화책으로 발매가 되었답니다.) 거기에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수채화같은 애니메이션과 맞물려지는 엔딩장면을 접하면 흐뭇한 마음이 드는군요.

이야기의 중심축은 삼각관계라고도 할수 있죠. 그러나 결말은 우리의 예상에서 다소 비껴납니다.(물론 결말은 말하면 안되겠죠.) 그러나 다소 엉뚱하게도 흑백사진 한장을 제시하며 결말을 지은 <공동경비구역JSA>의 여운의 파장이 길듯 <와니와 준하>가 주는 여운의 파장도 깁니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깔끔한 디저트 한접시를 비운 느낌이라고 할까요.

영화상의 중심 소재는 다소 위험한 사상입니다. 혼전동거와 동성연애에 이복동생과의 사랑등 여기서 다루어지는 사랑중 비중이 큰 이 세가지는 그러나 다소 장난스럽게 넘어갑니다. 아무도 이 부분에 대해선 문제를 삼지 않는다는 점이죠. 오히려 이런 관계들에 대해 이 영화는 따스한 시선을 살며시 던지는듯 합니다. 역시 이 부분에 대해선 다소의 논란거리가 남아있겠죠.
그리고 와니와 준하의 관계를 보자면 초반에는 정말 그들이 사랑하는지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초반부터 우울한 톤이 깔립니다. 갑작스런 분위기 반전보다야 나을지 모르지만 배우 김희선이 너무 힘을 뺀탓에 영화내내 우울한 모습이 많이 보이죠.

와니가 준하에게 보낸 CD에는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오는 노래인 "My Favorite Things"가 흐르며 둘의 이야기를 플래시애니메이션으로 귀엽게 표현해내 보는이를 미소짓게 합니다. 그리고 사는 집이나 과거회상의 이미지등에서 쉽게 알수 있듯이 <와니와 준하>는 예쁘게 포장된 팬시용품점의 선물세트에 가까운 영화이죠. 그래서인지 보기에도 부담없고 보고나서도 큰 후회는 들지 않는 영화랍니다. 한때는 멜로가 주종이라고 하였지만 이젠 순수멜로물을 찾아보긴 힘들어진 요즘의 한국영화에 이렇게 예쁜 해피엔딩 멜로물을 보는것도 참 오랜만인거 같네요.

(총 0명 참여)
jhee65
참 예쁘게 만든 팬시멜로물   
2010-09-02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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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니와 준하(2001, Wanee & Junha)
제작사 : 청년필름 / 배급사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공식홈페이지 : http://www.wn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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