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세간의 화제였던 영화.
음.. 박찬욱 감독이 '올드보이' 를 만든 감독이었군.
뭐랄까.. 한국영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나 할까?
이 영화의 포스터(?)들은 정말 여러가지를 접할 수 있었는데, 하나같이 파격적이고 센세이션하다.
이 영화를 통해 한국영화의 새로운 면을 봤다고 할까?
그만큼 이 영화는 기존의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여러가지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이 영화는 다분히 '연극'적이다.
우선 상황자체가 그러하고, 철저하게 친절하고 상냥해보이는 이금자의 13년간의 준비된 복수극이 그러하다.
이금자라는 인물의 성격은 퇴소날 자신을 돌봐준 목사에게 '너나 잘하세요' 라는 말로 명확해진다.
겉으로는 철저하게 착한(?) 금자의 내면에 감춰진 심리는 어쩌면 정말 착하지만, 복수 하나만을 위해서는 철저한 악녀가 될 수 있는 그 모습.
아니 어쩌면, 철저하게 '선'을 위장한 팜므파탈일지도 모르겠다.
금자가 정말 철저하게 악녀인건지, 복수를 위해서만 악녀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지극하리 만치 잔혹한 금자의 모습이 웬지 시원스러워 보이기까지 하다.
이 영화는 생각과는 달리, 그리 코미디 적이지도 않고, 우스꽝스럽지도 않다.
마치 여성 느와르를 보는듯 하기까지 하다.
13년동안 수감생활을 하며, 자신의 아이를 납치해 자신에게 허위자백을 해서 죄를 뒤집어 쓰게 하고, 그 아이를 호주에 입양보내버린 남자에 대한 복수.
그녀의 모든 인간관계는 복수를 위한 사전포섭일 뿐이다.
그녀의 아름답고 섹시한 모습에 남자들은 하나같이 넋이 나가는데, 지금까지 보여왔던 이영애의 이미지가 팜므파탈로 철저하게 변신하는 계기가 된다.
특히나 '대장금' 으로 어느정도 굳어진 이영애의 이미지와 완전히 틀리다.
남자의 손때가 뭍지 않았을것 같은, 어쩌면 순결한 처녀의 모습을 상징하는 듯한 이영애의 모습이 이토록 잔혹한 복수의 화신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다른곳에 있다.
자신을 철저히 배신한 백선생(최민식)을 외딴곳의 버려진 초등학교에 잡아놓고, 백선생이 납치해 죽인 아이들의 부모들을 모두 불러와 개인의 원한을 풀게하는 설정이다.
이 독특하고 엽기적인 설정은, 기존에는 일본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엽기설정' 이다.
이러한 설정으로 인해 이 영화는 비현실적으로 까지 보여지며, 연극같아 보이기도 한다.
연극의 소재들은 이렇게 극단적인 설정이 되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겠지.
초반 감옥에서 금자의 머리에서 빛이 나는 애니메이션 효과는 이 영화가 더욱 비현실적으로 보이게 한다.
이런 비현실적인것 같은 엽기적 설정이 이 영화를 특별하게 해준다.
이 영화는 그래서 기존의 영화와는 다르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에서의 설정이 지나치게 극단적이었다면, 이 영화의 설정또한 극단적이지만, 이영애라는 배우때문일까? 묘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기존에 우리나라 영화에서 간혹 이런 악녀역할을 해온 배우들이 있다.
팜므파탈이 되기 위해서는 '원초적 본능'의 '샤론스톤' 처럼 악녀이면서도 성적매력이 물씬 뭍어나와야 한다.
물론, 심은하,김혜수,이은주 등이 이런 모습을 어느정도 소화해내고 있었지만, 이영애처럼 그녀만의 독특한 이미지로 이 영화를 이렇게 완벽하게 소화해낸 배우는 없는것 같다.
비록 한때 이영애의 연기력이 모자란다는 말들도 있었지만, 그런 어색함은 '대장금' 으로 완벽하게 씻어내어 졌고, 이영애는 정말 '여성스런' 이미지로 굳혀져 있다. 물론, 그녀의 여성스러움에 '섹시함'은 다소 빠져있고, 이 영화에서도 그런 '섹시함'은 다소 약해 보이지만, 그런대로 금자의 이미지와 이영애의 이미지는 잘 맞아떨여졌다.
다만, 영화는 신선한 소재와 설정을 가지고 있으며, 이영애라는 배우의 장점을 한껏 살렸지만, 전체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내기에는 다소 안맞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 얼마나 무난하며, 얼마나 덜 자극적인가 하는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에 있다.
자극적인 요소들로 인해, 일부의 호응은 충분히 이끌어 낼수 있겠지만, 18세이상 관람가를 받은 만큼, 대중적인 사랑을 받기에는 역효과가 나게 되는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한국영화가 식상한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할 기준점 같은것을 제시해준것 같아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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