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함이란 고상하고 기품이 있어 아름다운 것을 뜻하는 말이다. 주인공 인구(송강호)는 조폭이다. 우아함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직업이고 그의 행동과 말투를 보면 더더욱 멀어 보인다. 인구는 끝까지 뭔가 부족한 듯한 모습을 보인다. 반대로 이 모습이 보는 나로 하여금 빠져들게 만들었다. 조폭이라는 말만 듣고 상상하는 이미지에서 조금은 벗어난 듯한, 가족을 위한 집을 사고 딸의 일기장을 몰래 훔쳐보고 상처 받고 어설픈 싸움실력까지...<파이란>의 강재처럼 그는 조폭이 되기에는 너무나도 약하고 고운(?)심성을 지녔다.
<연애의 목적>의 한재림 감독님. 전작에서도 그랬지만 이번 작품도 별로 포장이 없다. 대한민국이라는 곳에서 가장으로써 남편으로써 아빠로써 그리고 직장인으로써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척박하고 처절한가를 보여주고 있었다. 아내와 자신이 바라는 것은 행복인데 이 행복을 가지기 위해서 생각하는 사고방식과 현실은 너무나도 상반되어 있다. 총에 맞아가면서까지 가족을 생각하는 모습과 그저 평범하게 살아가려는 모습! 어느 것에 손을 들어줘야 할지 정답은 없는 것이지만 마지막 엔딩 장면에서 혼자 라면을 먹는 인구가 나머지 가족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면서 흘리는 눈물을 보면 감독님은 가장의 어깨에 얹은 돌을 몇짐 빼주고 싶었던거 같다.
기대했던 것보다 크게 재미있지는 않았다. 마음만 먹었으면 주인공이 죽는 비극도 가족이 화해하는 희극도 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한 장면을 만듬으로써 현실을 한번 더 돌아보게 만든다.
인구가 흘리는 피와 땀과 처절함을 느껴보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