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폭의 한국화를 보는 것과 같은 아름다운 배경으로
여백의 미를 강조하신
거장의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서편제 속편이라는 생각으로 영화를 접했으나
많은 생각이 교차했습니다.
서편제에서는 우리 소리에 담긴 애환을 그리고자 했다면
이번 천년학은 소리를 매개로 한 인생의 담론을 그렸지 않나 싶습니다.
혼자만 그리 생각했을수도 있지만..^^
조재현씨를 중심으로 그려지는 천년학은
이상과 현실을 동시에 그리며 조화시키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누나를 향한 지고지순의 마음과 끝내 이뤄지지 못한 사랑은
사랑이라고 표현되는 이상의 한 가지를 추구하지만
결국 쟁취하지 못하고 그 잔영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낍니다.
반면 이상을 추구하는 현실은 냉혹하죠.
오승은씨가 맡은 단심은 결국 술과 도박에 빠지고
동오가 중동에 다녀온 사이 아들은 교통사고로 죽죠.
더욱이 그 아들은 친자가 아닙니다.
그런 현실도 할 말은 있습니다.
이상만을 쫒는 당신의 잘못이라고.......
현실과 이상은 영화의 두 여인처럼 공존하지만 만나지는 않습니다.
그런 동오의 마지막 북 소리와 함께 두 마리의 학의 비상은...
이상의 정신적 승화라기 보다는..
갈증이고, 갈망으로 다가왔습니다.
갈증이 풀리기 전까지
두 마리의 학은 땅 위로 내려앉지 않을 것만 같았습니다.
어디까지나 혼자만의 생각이었지만...
멋진 배경과 함께 잔잔한 여운이 남는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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