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영화 예고편을 보고서
너무나 흥분된 마음을 감출 길이 없었던 나머지
절대 보지말았어야 할 스포일러를 보았고
결말을 이미 다 알고있었던 상태에서 영화를 보았다.
결말을 미리 알고있었던 탓일까. 아니면 너무 기대가 컸던 탓일까.
영화가 끝난 후,
조금은 기대이하였다는 게 솔직한 마음이였다.
그런데 시간이 가면 갈수록 계속 머리속을.
아니 마음속을 헤집어놓는 묘한 매력을 가진 이상한 영화.
어쩌면 나는 이미 결말을 알고있었기때문에
주인공에게 동화되어 그의 마음을 함께느끼기보다는
왜 살인을 하면서까지 저토록 향기에 집착하는 걸까.
무엇을 얻으려고 저러는 걸까.
하는 어쩌면 너무나 이성적인 눈으로 영화를 봤던 것 같다.
그리고 그런 내눈에, 내마음에 주인공은 그냥 미치광이, 혹은
철저하게 비극적인 살인자.
그냥 그정도의 사람으로 밖에는 비춰지지않았기에
이 영화를 제대로 볼 줄 몰랐던 것도 같다.
그런데 영화를 본지 몇 주가 흐른 지금.
자꾸만 그르누이의 모습이 가슴에 박히는 까닭은 무엇인지
나는 아직도 명확한 답을 찾지는 못했다.
문득 나는 자꾸만 나자신에게 질문을 하기시작했다.
그르누이가 진정으로 원한 것은 무엇이였을까.
그르누이는 그 여인의 향기를 얻고자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무언가를 가진다는 것은 살아있는 존재라면
누구나, 우리모두가 바라고 갈망한다.
그러나 아무리 얻고싶은 것을 얻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결코 영원할 수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특히나 유형의 것은 언젠가는 소멸되버리고 만다.
그저 살아있기에 빛을 내고 향기를 내는 것이기에.
살아있는 그대로 모든 것은 아름답다.
그리고 그것은 내 손에 잡고있는 게 아니라
가슴으로 기억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면 그것은 영원할 수 있다. 적어도 살아있는 동안에는.
누구보다 초라하게 태어나
사랑하는 법을 알지못했던.사랑받는 법도 알지못했던
순수한 천재 미치광이. 그르누이가 진정으로 갖길 원했던 것.
그것은
세상 모든 사람을 홀릴만큼 매혹적인 향수가 아니라,
가슴에 영원히 머무를 단 한사람의 사랑이라는 향기가 아니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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