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아부지 평소에도 참 건강하시다..건강하게 부끄럽지 않게 보이시려고 부단히 노력하신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그런 아부지가 며칠전 회사에서 점심먹고 동료분들과 배드민턴을 치시다 접질려서 종아리가 퉁퉁 부어 오셨다.마침 또 그날 저녁 어무니께선 모임이 있어서 늦으셨고~ 어무니한테만큼은 큰소리와 잔소리가 몸에 배신 아부지셨지만 그날만큼은 어무니의 빈자릴 많이 느끼셨던 모양이셨다.운좋게 어무니와 같이 들어온 나는 아부지의 평소완 다른 모습을 볼수 있었다.어무니께 아프다고 찜찔해달라~주물러달라~여전히 다소곳한 목소리가 아닌 큰소리였지만 행동은 영락없는 막내아들이셨다..어쩌면 저 모습이 당연히 내 미래의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건 왜일까? '내가 이래서 니 아부지랑 산다!'하는 어무니의 말에 어느정도 공감할수 있는 저녁이었다..
참..그렇게 우리네 아부지는 아파서 부탁을 해도 괜히 나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된다는 강박증과 내가 쓰러지면 클난다는 책임감을 뿌리치지 못하시고 그렇게 평소와 똑같은 모습을 보이시려 애쓰신다!!
아부지의 그런 모습들이 예전엔 왜 그렇게 싫었었는지?? 하지만 아부지도 똑같은 인간임을 아는 지금 아들로썬 가슴한구석이 참 찡하고 괜히 아부지께서 흘리셨어야 할 눈물을 대신 흘려드려야만 할 것 같은 안쓰러운 맘이다...
10년전 조폭세계에서 떠나겠다고 굳게 약속했던 '강인구' 하지만 지금도 그 생활은 여전하다.밖에선 조직2인자인 노상무(윤제문)에게 담금질을 당할 위기에 처해있고 안에선 부인과 딸에게 괄시를 받으며 남편,아빠 대접조차 받지 못하지만 여전히 뜨거운 가족사랑에 멋진 집장만의 꿈을 꾸는 그냥 보통 가장과 다를게 없는 삶을 살아간다..
생활느와르와 조폭아버지,그리고 송강호!! 이 영화의 참 매력은 배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잘해냈다..
현실을 그냥 그대로 반영해 낸듯한 한재림감독의 독특한 카메라촬영기법과 곳곳에 예상치 못한 유머코드는 정말 유쾌하고 쿨하면서 동시에 찡하게 만들고 그것들을 표현해낸 송강호의 움직임 하나,표정하나하나에서 그 모든것들은 몇배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흡족하게 미소짓게 만든다..과연 배우의 이름값은 그냥 만들어지는게 아님을
다시금 느끼게 하는 배우다! 심각한 상황에서 고민하지 않게 관객들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한재림감독과 송강호의 만남이어서 이 영화는 우아하지 않은 세계를 눈물흘리도록 아름답게 느끼도록 만드는 힘이 되어준다..
''당뇨라면서 왜 얘길안해주는건지..감기도 아니고...'
당뇨에 걸렸다 하면 갑자기 무서워지고 대책을 세워야겠다는 생각이 번쩍 든다..감기하면 그냥 약먹고 몸조리 잘하면 낳는다고 쉽게 생각한다..하지만 쉽게 생각했던 것들에게 크게 당한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감긴줄 알고 넘겨는데 알고 봤더니 큰 병이더라~그래서 죽었더라~하는 무서운 말들이 생각났다..
나도 지금 아버지가 감기약을 드시면 약 드시나부다 하고 넘어간다! 이제 아버지도 늙으셨구나 하고 그냥암말 안하고 지나치기 일쑤다..하지만 이젠 좀더 지켜봐드려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한때 나도'아버지가 없어져버렸으면 좋겠다'하고 생각을 한적이 있었지만 오늘만큼은~
'이제 아버지도 병원도 다니시고 몸에 신경을 쓰셔야되요..제가 같이 가드릴께요..' 하고..
아버지께 먼저 다가가 이말부터 전해드려야 겠다..그동안 대화가 너무 없었던 우리 부자간에도 뜨거운 사랑이 존재함을 인정하면서 표현할줄 아는 아들이 되어 드려야 겠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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