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이 소설은 내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아는
엄청난 베스트 셀러 이며
나 조차도 꽤(!) 두꺼운 소설인데도 불구하고 3번을 넘게 읽었고
친구에게 졸라서 선물로 받은 책 이기도 하다.
책을 보면서 느겼던 그르누이의 비참한 운명.
하지만 그런 운명을 따르는 천재적인 후각의 감각.
그에 따르는 천상의 향기가 비로 존재하고 있지는 않지만
책의 문장 하나하나를 통해서 향기를 맡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마 이런 강한 임팩트를 남긴 잘 만들어진 원작이기에
몇년전 자주 가는 카페를 통해서 이 소설이 영화화 된다고
했었을 때 두근두근 거리는 마음이었다.
내가 상상하던 향수의 장면들이 내 눈앞에서
화려한 사운드와 함께 영상과 함께 절묘하게 버물러지는
천상의 향기를 맡을 생각에 카페회원들도 흥분의 도가니탕이었다.
하지만, 수 많은 댓글 중 우려하는 댓글도 많았다.
우리 인간의 상상력이 지금 영화의 영상들이 따라오지 못하듯이
원작에 대한 좋은 느낌이 영상에 담겨있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는 분들도 계셨다.
사실, 향수 이전의 유명한 베스트 셀러 작품을 원작화 해서
영화를 만들 작품중에 물론 잘 만든 작품도 있었지만
썩 그리 좋은 호평을 얻지 못한 작품이 대다수였다.
이런 생각이 들자 걱정이 되기 시작도 했지만
하지만 그래도 막상 영화가 완성되었단 소리를 듣자
그것은 곧 엄청난 호기심으로 바뀌었고
난 그것을 보기 위해서 다음날 학교가야하는데도 불구하고
암흑의 사이트들을 헤매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어느새 우리나라 극장에 걸리게 되었다.
무척이나 매혹적인 포스터와 함께 ~ (너무 마음에 들어♡)
많은 사람들의 관심속에 개봉한 이 영화는
그럭저럭 기본 빵! 이라는 내 주변사람들의 의견이다.
그리고 소설을 읽지 않은 사람들은 충격적인 결말이라고
칭찬하는 사람들도 보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영화는
출판당시에도 신선하고 충격적인 결말에 화제였던
소설을 철저하게 잘 따라가고 있었다.
영화화 하면서 원작의 내용을 바꾸는 경우도 있지만
이 영화는 달랐다.
철저히 원작의 내용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었다.
그리고 더스티 호프만 등 걸죽한 배우들이 나와줘서
영화의 안정감을 더해줬다.
또한 제일 중요한 주인공을 신인인 벤 위쇼는
신인답지 안정적이고 그르누이만의 분위기를 잘 살렸다.
태어나자마자 본의 아니게 친어머니를 죽이고
자신과의 인연을 닿은 사람들의 불행을 몰고온
어쩌면 본인도 의식하지 못하는 슬픈 운명을 가진 그르누이.
천재적인 후각을 지녔지만
정작 본인은 아무런 냄새를 지니지 않은 천재 그르누이.
13명의 여인들을 죽인 살인자지만
누구보다도 사랑받고 싶은 욕망이 강했던
언제나 사랑이 굶주렸던 그르누이.
그르누이는 자신이 평생 염원했던 것을 이뤘다는 생각에
기뻐하지만 그것이 헛된 욕망이었던 것을 알고
결국 자신이 태어난 곳에서 많은 사람들의
애정어린 손길속에 돌아간다.
어쩌면 그르누이가 바랬던 것은
단 한사람.
자신을 위해서 기꺼이 웃어주고 안아주는 단 한사람 .
그 한사람을 위해서 그르누이는 향수를 만들려고 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그는 외로웠던 사람이니깐 ............
영화를 보더라도 이러한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책 처럼 '향수'는 있었지만 '향기'는 느껴지지가 않았다.
오히려 이미지의 과잉이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잡아먹고
그들만의 매력적인 향기를 빼앗은 것 같애서 씁쓸했다.
하지만 원작에 흠집을 낼 정도의 영화는 아니다.
걱정했지만 생각외로 잘 나타내줘서 괜찮은 영화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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