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리는 남자의 고백.여자의 알았어라는 대답.그렇게 연인이 된 남녀.하지만 이들의 연애는 쉽지가 않았습니다.여자는 순진한건지 내숭인건지 남자가 관계를 발전시킬려는 노력을 철저하게 무시합니다.거기다 여자는 애인이 아닌 절친한 남자친구가 있는 듯 남자앞에서 질투심을 불러일으킨다.그럼에도 남자는 지고지순한 눈물겨운 애정공세를 펼칩니다.남자 망신은 혼자 다 시키는 바보라고 속으로 욕을 실컷 하면서 여자의 태도에 화가 났습니다.
그 순간 반전이 일어났습니다.얌전한 요조숙녀같았던 여자와 자상하고 배려심많아 보이던 남자의 위선적이고 발칙한 가면이 벗겨진 순간 완전히 뒤집어 엎어졌습니다.입이 떡 벌어지고 이게 뭐야하는 놀라움도 끝날사이도 없이 더욱 놀랍고 당황스러운 사건들의 연속.가면을 쓰고 킬킬 웃어대며 상대방을 속여가는 이 남녀뿐만 아니라 주위사람들까지 얽혀버린 돌고 도는 연애의 사슬에 기가 막혔습니다.어차피 뻔한 섹시코미디라고만 생각했는데 한꺼풀한꺼풀 벗길수록 묘한 재미에 빠져 들었습니다.
교묘하게 연결되는 엇갈린 시간차 편집.기가 막힐정도로 잘 짜여져 있는 그 구성력은 결코 완성도가 높지 않은 잘 만들어지지 않은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거기다 현대사회를 사는 젊은이들의 인스턴트식 사랑을 코믹스러운 웃음으로 비판하는 방식도 재치있고 기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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