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같이 일했던 그 형이 나에게 해준 말이 있었다..친구가 여자를 한명 만나는데 그 여자가 자꾸 매달린다는 거였다.사실 남자입장에서는 그냥 쿨하게 만나고 헤어지길 바랬던 모양인데 여자가 그렇게 할수 없다고 매달린단다..'니가 나랑 한번 잤다고 나를 니꺼라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너 그거 사랑아니야~집착이야!!' 형친구가 여자한테 이렇게 말했다는데도 여자는 결코 헤어질수 없다고 울며불며 여자가 매달린다고 했다..형은 나한테 웃으면서 그런 얘길했고 나도 웃으면서 '진짜야?왜 그런데??'하면서 맞장구 쳤던 기억이 난다. 사실 입장이 바뀐 상황이 아닌가? 여자가 남자한테 해야 더 어울리는 상황이며 그에 걸맞는 대사라고 생각했던 나다..그래서 웃음이 났고 내가 한참 시나리오 쓰는중이라고 주위에 한참 깝쭉댈때 괜찮은 대사가 될꺼 같아서 형한테 써도 된다는 허락받고 노트에 적어놨었다..근데 어제 보고 온 영화에서 그 대사를 보고 말았다..윽~내껀데..ㅠㅠ감독님한테 물어볼수도 없고..혹시 동일인한테 들을게 아닌지 말이다...ㅎㅎ
강형사(박용우)의 눈빛은 항상 피곤에 쩌들어 있다..잠복중에도 졸음을 참지 못할정도로 눈커풀은 항상 무겁기만 하다..사랑하는 누군가가 오랜기간 깨어나지 못해 병원에 누워있고 강형사는 병원에 빚더미가 쌓여 신세아닌 신세를 지고 있는 셈이다..그래서 결국 한 마약조직과 결탁해 다른 마약조직의 보스를 잡아들이고 그로 인해 그에겐 더 피곤한 일들이 일어난다..민우(남궁민)는 고시원에서 생활하는 극히 평범한 고시생처럼 보인다.어느날 우연히 수연(민지혜)을 만나 첫눈에 반하게 되고 억누르지 못한 감정으로 인해 강간을 저지르고 만다..그리고 몇년후 다시 만난 그녀와 결혼하게 되고 아이까지 갖게 되지만 피해갈수 없었던 죄로 인해 더 큰 고통을 맞게 된다..
박용우의 외모만 보면 극히 순진하고 유한 모습이다.참 착하게 생겼다란 말이 정답일듯 하다.그래서 그가 맡은 배역들도 그동안은 참 착하고 엉뚱한 역할들이 대부분이었다.하지만 '혈의누'의 김인권을 통해 다른 모습의 전초전을 봤고 '조용한세상'의 김형사역에서 한층 업그레이드 된 강형사의 모습으로 돌아왔다..정말 피곤해보이고 만사가 귀찮아 보이는 눈빛에서 절대 그의 코믹함은 눈씻고 찾아볼래야 찾아볼수가 없다.근데 뭔가가 부족해 보인다는 생각이 드는건 나만 그럴까?시종일관 유지되는 그의 눈빛이 혼자 있을땐 빛을 발하지만 다른 조연들과 있을땐 왠지 꿀린다는 느낌말이다.더 강렬한 눈빛과 대사들을 내뱉는 조연들을 사로잡는 카리스마가 아직은 부족해 보인다는 느낌이 들었다.나도 그랬지만 대부분 관객들이 이 영화에서 박용우란 배우에게 거는 기대감이 클것으로 안다.그래서 보게 되고..하지만 이 영화에서 박용우의 연기보다 빛을 발하는건 남궁민이라 생각된다..아마도 공익근무요원이 끝나는 시점에서 그에게 엄청난 시나리오 물밑작업이 들어가(어제 박용우씨와 감독님이 직접 오셔서 질문과 답변이 오가는 토크시간이 있었는데 그 때 한 관객이 박용우씨에게 던졌던 질문을 인용해본것이다..ㅋ) 2년남짓한 시간후엔 그의 이름을 내걸고 영화가 개봉될날이 멀지 않았음을 기대케 만들었다.연약하면서 한없이 보듬어 주고 싶게 만드는 얼굴을 들이밀고 관객에게 던지는 사랑의 도를 넘어선 집착의 광기를 제대로 보여준다..이 두배우의 대결구도로 생각하자면 난 남궁민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하지만 어쨌든 이 두배우의 연기는 영화속에서 굿!굿! 베리굿~!이다...이기영을 비롯 거친눈빛들의 조연들의 연기도 좋았다..결코 만만해 보이지 않는 넘들을 잘 표현!!
반전이 있다는 소릴 듣고 영화를 봤기에 어느정도 반전을 생각하고 추리하면서 봤지만 끝내 반전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두 남자가 마지막에 마주 앉아서 한시간안에 한 사람을 죽이기 전까지도 말이지..^^ 그게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고 힘이라 생각된다..그만큼 치밀하게 반전을 숨겼고 반전만 생각하고 영화를 볼수 없도록 만든 시공간을 넘나드는 세밀한 연출력과 두배우의 연기가 돋보였다고 할 수 있겠다.. 다소 느릿느릿한 전개에 지루함을 느낄수도 있겠고 몇몇 장면은 식상할 정도로 많이 봤던 장면이라 긴장감보다는 흐름을 끊어 놓고 너무 쉽게 간거 아니냐는 인상을 줄수도 있겠으나 이 영화는 내가 그동안 봤던 한국영화 스릴러미스테리형사조폭반전물로 따져봐서도 엄지손가락 당연히 치켜들어줄만한 영화다!!
사랑과 집착..죄와 용서..딜레마에 빠질수 밖에 없게 만드는 이 영화를 통해 나름의 행복을 찾아본다... 내 사랑의 방식과 방법은 내가 생각하고 있는것만큼 좋은 것인지..나쁜것인지... 하지만 종지부를 찍은 영화완 틀리게 난 현재형이기에 그녀와의 대화를 통해 고쳐나가야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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