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썩는 냄새가 가득한 쓰레기나 다름없는 곳에서 태어나 버려진 남자.쓰레기처럼 버려져 죽을 운명이던 그는 다른 하나의 죽음뒤에서 기적처럼 살아납니다.세상에 혼자 남겨진 남자는 다른 누구보다 뛰어난 후각을 가졌습니다.말보다 더 먼저 배운 그의 후각은 모든 사물에서 나오는 향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 향에 매혹됩니다.
천재들이 그렇듯이 그도 향에 집착하고 광기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줍니다.그가 다른 천재와 다른 점이라면 그는 향의 매혹에 빠져들어 피로 얼룩진 길을 택했다는 것이었습니다.세상에 없던 세상사람들이 기다리는 향수를 만들겠다는 그의 빗나가고 뒤틀린 야망은 그의 피로 얼룩진 성장기처럼 점점 더 섬뜩해집니다.물론 그의 천재적인 장인정신은 인정할 수 있었지만 그 과정은 사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괴물이었습니다.
초반은 이 괴물의 자잘한 이야기를 낱낱하게 보여줍니다.그 이야기들의 전개가 너무 느려서 지루함을 느꼈습니다.좀 스피드한 전개도 필요할 텐데 남자가 왜 괴물이 됐냐를 설명해주는 친절에 쓰디쓴 웃음이 나왔습니다.이 참을 수 없는 괴물의 설명을 지나쳐서는 어느정도는 볼만했습니다.도시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남자의 살인유희는 스피드한 전개로 눈을 뗄 수 없는 긴장감과 전율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클라이맥스로 치닫는 영화는 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꼴불견을 보여줍니다.일본만화인 따끈따끈 베이커리가 생각나게 하는 마지막.실소와 경악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빵을 맛본 것 하나만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오고 현실이 갑자기 바뀌는 황당하고 어이없는 설정이 향수로 바뀌면서 놀라운 향의 세계에 대한 경탄보다는 짜증이 밀려왔습니다.물론 향이 사람들의 심리상태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건 너무 심했습니다.영화속의 사람들은 주인공이 만들어낸 향수에 취하지만 도무지 그 향을 느낄 수도 없고 납득할 수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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