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눈과 귀는 즐겁게 하는 영화...
활발하고 쾌할한 키티는 당시 사회에 비하면 생각이 트인, 또는 개방적인 여성이었다. 반면 월터는 속마음을 표현하는데 너무도 서툴며 아내가 싫어하는지도 모르고 고귀한 척 하느라 매번 미술관이나 데려가는 꽉 막힌 남성이다. 키티는 월터를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부모에게 탈출하고픈 욕망에 월터의 청혼을 받아 들인다.
상해로 온 이들 부부는 서로를 이해할 마음도 없고 이해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는다. 답답함을 느낀 키티는 남편으로부터 멀어져가고 월터는 키티를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모든 게 극복 가능하다고 믿지만, 키티의 불륜으로 사랑은 증오로 바뀐다.
월터는 콜레라가 창궐하고 있는 중국 오지 마을로 자원하며 키티를 데려간다. 배를 타면 금방 갈 수 있는 마을을 일부러 2주일 동안 육로로 여행할 정도로 그의 키티에 대한 증오의 마음은 깊다. 그곳에서 월터는 키티에 대해 냉정함과 무관심으로 일관한다.
사실상 유배 생활이나 다름없이 갇혀 살던 키티는 고아원 역할을 하던 수녀원에 들렀다가 남편 월터의 일이 얼마나 고귀하고 소중한 일인지 알게 된다. 처음으로 키티는 월터에게 마음을 열어보이려 하지만 아직은 냉정한 월터. 키티는 스스로 수녀원 봉사 활동에 나서지만 그런 일을 한 번도 해본적이 없는지라 이리저리 사고만 치고... 하지만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월터는 처음 키티를 보며 사랑에 빠졌던 그 마음이 되살아남을 느낀다...
이제야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 이들. 그러나 너무 늦게 찾아온 사랑...
중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러브 스토리. 사실 사랑을 되찾기 위해 이들에게 제시되는 미션은 너무 가혹하다. 어떻게 보면 꽤 무서운 호러영화를 만들 수 있을만큼. 이야기도 조금은 지루하게 흘러가지만, 마치 수채화를 그린 듯한 아름다운 풍경과 잔잔한 피아노 선율, 그리고 나오미 왓츠와 에드워드 노튼의 연기는 그런 지루함을 덜어낼 만큼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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