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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에 남은건 그녀의 담뱃갑 뿐이지만 낯선 여인과의 하루
wrzozowski 2007-03-06 오후 11:55:54 1616   [5]

그렇지만....

 

사실이 그렇긴 하다.

그녀가 남자를, 피울대로 피운 후 감춰야 할 담배로 생각한것은 맞다.

그걸 위해서 런던에서 하루일정으로 비행기를 탔다.

중년의 심장전문의 남편과 남편의 전자식 둘을 남겨두고

신부들러리 분홍색 드레스를 입기로 한것은

온전히

신부의 오빠이자, 전 남편인

그를 만나 섹스를 하

고자했던 거다.

 

담배를 끊었어도 누군가 쓰윽

"담배 피우시죠?"하면서 내밀면

웬지 못이기는 척 받아들고

끊었는데....

만지작,

코에 대고 냄새한번 맞다가

내려놓고

다시 들고는

만지작,

그러다 확 라이터불을 당기듯이...

그 전 과정을 이미 예상하고 있었으면서도

당황하는 척

과정을 즐긴 후

매혹적으로 빠는거다.

 

후회할 걸 이미 다 알고 있지만,

그 후회의 씁쓸함조차

후식처럼 즐길 준비, 그 철저한 준비가 되어있는

그녀인 것이다....

 

그러니 그녀가 입은 들러리 분홍색 드레스는

정말

전략적으로 벗겨지기 위한 메인요리의 향기같은 것.

 

영화의 공간은 호텔의 홀과 호텔방이 전부다.

등장 인물은 주인공 남, 녀. 그외 몇 안되는 엑스트라들. 주인공 남녀의 7년전 인물 두명 뿐이다.

그러니, 싸게 찍었다는 거다.

그러나  배우들이 연기하는 인물과 인물, 그 둘 사이의 긴장감, 미묘함, 편안함, 코믹함, 익숙함, 여유로움등의

표현은 아주 고급스럽다. 둘은 거의 만담수준으로 영화를 끌어간다. 둘의 버라이어티 쇼!!!

주인공 여자 캐릭터는 여러모로 부러웠다.

아직 한국에서 저만큼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남자와 이야기하는 여자 캐릭터를 보지 못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카메라를 유혹하려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가끔, 카메라와만 돈독한 배우들을 본다. "맛있어요~"란 대사를 상대배우에게 말하고 있으면서 그 말을 카메라에게 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듯한 목소리톤.)

 

만화적으로 과장되어있거나, 뻣뻣하거나, 피해의식에 사로잡혀있거나, 공주병이거나, 불치의병이거나,

너무 무섭거나, 단순히 섹스에 목숨걸거나, 사랑에 목숨거는, 혹은 순종적이거나, 다소곳하거나, 너무 심한 신비주의속에 있는, 혹은 웬일인지는 모르나 한없이 쿨~한 한국 영화의 여자 캐릭터들에게 식상해졌다면

그녀를 한번 만나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감독은 작은 트릭 하나로 - 그러나 뻔뻔할만한 배짱으로 - 두 사람의 관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화면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중분할되어있다. 그러니까,

그녀와 그는 한 컷 안에 있지 않지만 한 프레임 안에 있다.

(설명하려면 나의 논리가 너무 스팀을 받아 이만 생략..)

그들은 함께, 바라보고, 키스를 하고, 몸을 만지고, 섹스를 하지만

언제든 불리되는 전혀 다른 영역안에 있는 것이다.

 

전남편과의 7년만의 만남과 하룻밤의 해후는 그런 것이다.

감독은 두 사람이 각자 다른 택시를 타고 자신의 일상속으로 돌아가는 부분에서,

되려,

그들을 한 컷으로 잡는다.

이제야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듯.

그러나, 이 어찌 황당하지 않은가.

아이러니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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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여인과의 하루(2005, Conversations With Other Wo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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