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늙는다. 나도 아직은 20대라지만 언젠가는 늙어 가겠지. 젊을 때는 누구나 실수를 하게 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남는 것은 그 실수에 대한 후회뿐일까? 아직 젊기에 알지 못한다. 하지만 여기 한 사람이 나이가 들어서 깨달은 것에 대한 영화가 있다.
스트레이트 스토리는 한 노인의 이야기이다. 영화는 추수가 진행되고 있는 미국의 로렌스란 시골의 풍경을 보여주면서 시작된다. 올해 73세인 앨빈 스트레이트(리차드 팬스워드)는 다소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딸 ‘로즈(시시 스페이섹)’와 단둘이 살고 있다. 관절에 문제가 있으며 당뇨로 시력이 잘 안 보이는 등 몸에 이상이 많지만 기어코 병원 가기를 거부하는 앨빈. 마을 친구들이랑 딸과 한가한 시간을 보내는 엘빈 에게 형이 쓰려졌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13년 동안 서로 연락을 안하고 지내다가 이번엔 안 되겠다 싶어서 형을 만나서 화해를 하려고 여행을 떠나기로 하는데..
이 영화는 앨빈 스트레이트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앨빈이 형을 만나러 가는 그 여정을 보여주는 영화이다. 로렌즈로부터 위슨콘신의 자이몬 산까지의 500Km의 여정. 여행 중에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 그 사람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 해 주고 다른 사람에게 가족의 소중함과 세월에 대한 아쉬움을 일깨워 준다. 여행 중에 처음에 만난 가출한 여자아이에게 자신의 딸인 로즈의 아픈 과거를 이야기 해주면서 나뭇가지를 하나씩은 쉽게 꺾을 수 있지만 여러 개가 모이면 꺾기가 힘든 것처럼 가족이란 이런 것이다라고 하면서 아무리 가족이 싫어 하고 몰래 임신을 하고 가출을 했더라도 돌아가면 반겨줄 것이라는 말을 해둔다. 자전거 경주하는 사람들과의 만남에서는 받은 ‘나이 드시면서 좋은 일은 없었나요?’ 하는 질문에 젊은 시절에 부질없는 일에 얽매여서 세월을 낭비한 것에 대한 후회만 된다고 말하는 앨빈. 그럼으로써 젊은 그들에게 젊은 시절에 쓸데 없는 고집으로 후회할 일을 하지 말라는 교훈을 준다.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그리고 매일 같은 도로에서 사슴을 차로 치는 한 여인과의 조우. 사슴을 좋아하며 안 칠려고 노력은 하지만 언제나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그녀. 인생은 아이러니컬한 것 같다. 살다보면 우리는 알면서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되는데. 근데 여기서 보여주는 앨빈의 모습은 우리에게 웃음과 함께 씁씁함을 가져다 주는데. 여인의 실수로 죽은 사슴을 구워 먹는데 주변에서는 사슴이 구경을 하고. 트랙터의 고장으로 인해서 잠시 체류하게 된 마을. 그 마을에서 앨빈은 도움을 거절한다. 가까우니 태워주겠다는 남자의 의견을 끝까지 자신의 힘으로 가겠다고 거절을 한다.그리고 만난 노인과의 대화. 2차 세계대전 때의 실수를 이야기 하면서 자신은 이렇게 살아 있는데 하는 아쉬움과 함께 깊은 후회의 모습을 보여준다. 울먹이면서 앨빈은 말한다. 자신의 실수로 훌륭한 전우를 죽게 했지만 여전히 비밀에 쌓인 채 자신은 잘 살고 있다고. 또한 사소한 일로도 다투는 쌍둥이 정비사에게는 형제처럼 서로를 이해해 줄 사람은 없다고 이야기 해 주면서 헛된 자존심을 모두 털어버리는 여행인데 너무 늦지 않기를 바란다는 말을 한다. 그리고 선교사와의 만남.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나누는 대화. 어린시절의 이야기를 해 준다. 그러면서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보냈던 어린 시절 처럼 분노와 헛된 자존심을 버리고 평화에 함께 별을 바라보고 싶다고 말을 한다. 작지만 그 동안 바래왔던 삶을 이야기한다. 형의 집 근처에 와서 고장이 난 트랙터. 하지만 사실은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긴장이 되는 앨빈의 심정을 대변해 주는 것 같은 트랙터. 드디어 형을 만나게 되는데. 형을 만난 순간은 긴장감을 준다. 과연 너무 늦지는 않았는지. 초조해 하는 앨빈에게 몸이 불편한 형이 나오고. 6주간의 여행은 끝이 난다. 옆에 놓인 의자에 서로 앉아서 하늘을 바라보면서. 비록 별은 없지만 그 둘의 마음은 따듯하게 빛날 것이라는 것을 알 것 같다.
앨빈이 타고 가는 트랙터는 앨빈의 세월을 반영하고 있다. 시력이 나빠서 운전도 못 하고 관절에 문제가 생겨서 2분도 제대로 서 있지 못하는 앨빈과 속도도 나지 않고 문제만 일으키는 트랙터는 앨빈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늙어지만 아직은 자신만의 의지를 갖고서 남의 도움 없이 머나먼 여정을 성공하려는 모습과 낡았지만 아직은 쓸모가 있는 트랙터. 몸이 불편한 앨빈과 말썽을 피우는 낡은 트랙터. 너무 닮은 이미지가 아닐까여?
데이빗 린치감독의 영화. 이번에 같이 개봉한 멀홀랜드 드라이버를 보면 알겠지만 그 만의 스타일이 안 나오는 특이한 사생아격 영화이다. 환상과 암시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린치 감독 특유의 스타일이 나오지는 않지만 너무 평범하지만 아름답고 감동적인 한 인간의 휴먼 드라마가 바로 스트레이트 스토리이다. 이 영화에서 앨빈역을 한 리차드 팬스워드는 이 영화를 마지막으로 자살을 하고 만다. 최고령 연기자로서 우리에게 감동적인 연기를 보여준 그. 안타까울 뿐이다. 좀더 살아서 우리에게 멋진 연기를 보여 주었으면 하는.
전혀 린치 같지 않은 스타일의 영화이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우리에게 가족은 소중함을 보여주고 있다. 인생의 황혼기에서 느끼는 그런 깨달음. 영화를 보는 내 마음에도 훈훈한 정을 느끼게 해 주는 영화. 너무 잔잔해서 다소 지루함을 느꼈지만 감동적인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