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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재앙이 아닌 인간이 그어버린 허구의 경계선을 절감하는 영화! 바벨
lang015 2007-03-03 오후 6:32:55 1486   [2]
 
 
 
 
 
대홍수이후 신의 성역을 침범하고 동등하고자 했던 욕망에 사로잡힌
 
인간들이 쌓기 시작한 바벨탑에 분노한 신의 재앙으로 하나의 언어가
 
소통의 단절로 이어지는 다국어 체제로 바뀌게 되는 성경의 <바벨탑>
 
이야기를 모토로 <21그램> 의 알렉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영화가 말해주는 것은 무엇일까? 극적인 영상적 반전이나 절박함을
 
느끼게 만드는 절박한 리듬감이 살아있지 않은 영상미, 잔잔하다고
 
느낄만큼 끊임없이 한 템포의 리듬으로 진행되는 영화다. 미국인,
 
멕시코인, 모로코인, 일본인 등의 상관관계 없을 듯한 인물들을
 
얽히고 섥히게 만들면서 강가에 떨어진 작은 물방울이 큰 파문을
 
일으키면서 점점 심각한 상황을 만들어 간다. 크게는 아랍과 서구의
 
대립적인 갈등, 하지만 그런 이면을 느끼기전에 모로코에서 발생하는
 
한가지 사건이 불러일으키는 파장이 영화의 중심을 맞추고 있다.
 
아이를 잃은 아내를 위해 모로코로 여행온 미국인 부부 리처드
 
(브래드 피트)와 수잔(케이트 블란챗), 하지만 두 부부 사이에 감도는
 
알수없는 긴장감은 같은 언어를 사용하며 부부라는 끈끈한 인연을
 
감지할수 없을 만큼 냉막함을 느끼게 한다. 두 부부의 대화속에 마치
 
통역을 하듯 망설이며 한 마디, 한 마디 던지듯 이야기하는 두 사람은
 
타인을 보는 듯 하다. 모로코에 사는 핫산 아브라힘은 야스지로의
 
사냥꾼 가이드를 해주고 받은 '윈체스터 M-70 소총' 을 지인인
 
압둘라 아드붐에게 총알과 함께 판다. 압둘라의 아들인 형
 
아흐메드와 동생 유세프 형제는 시범삼아 총을 싸본다. 그리고
 
압둘라의 부재중 총을 시범삼아 쏴보던 그들 중 유세프가 쏜
 
총알이 투어버스를 관통하면서 겉잡을수 없이 큰 사건으로
 
번져버린다.리처드와 수잔의 언어소통의 불협화음, 그건
 
'언어' 자체가 아닌 서로가 보는 시각적 차이가 결정적인 소통의
 
불가능을 만들어 버린다. 한편, 리처드의 아들과 딸을 돌보고 있는
 
멕시코인 가정부 아멜리아(아드리아나 바라자)는 자신의 아들
 
결혼식에 가기 전날 리처드에게 부인 수잔이 저격당해 심각한 부상으로
 
병원에서 수술을 받게 됨을 연락받게 된다. 리처드의 딸 데비(엘르 패닝)
 
와 아들 마이크(나단 겜블)를 더 돌보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일본에 있는 야스지로(야쿠쇼 코지)의 딸 치에코(키쿠치 린코)는
 
농아로 다른 친구들처럼 천천히 말을 하지 않으면 제대로 듣지 못하고
 
누군가에게 먼저 말을 건네지도 못한다. 배구시합도중 항의도 제대로
 
못한채 흥분하며 심판에게 대들다가 퇴장당하는 치에코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시점이 정신없이 이어지면서 시간적 배열에
 
대한 짜집기가 심히 혼란스러움은 어찌보면 감독의 의도가 아닐까 한다.
 
그 속에서 보여주는 혼란은 마치 영화를 향해 항변하지만 바뀌어지지
 
않는 관객의 현실에 비추어지는 소통의 불가함, 그 자체를 생각하게
 
만들 공간을 준것은 아닌지 하고 말이다. 리처드 부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모로코와 멕시코의 국경, 그리고 미국의 중심지적인 공간과
 
일본까지 연계해서 보여주는 설정은 어찌보면 무리가 있다. 총의 출처로
 
연관되는 사람과 그 총을 사용한 사람, 오발사고와 같이 맞아버린 총상자,
 
그리고 총상자의 가족을 돌보는 보모의 이야기의 연결고리는 사실상
 
억지스러운 면이 있다. 하지만 그렇게 연계점을 연결 하면서 감독이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영화 <PM11:14> 와 같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다른 공간에서의 행동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것과 같이 한 가지 사건은
 
다른 사건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호소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테러리즘
 
이라는 거창한 문구가 붙는 오발사고와 같은 아이러니한 사건의 증폭적
 
확산은 거대한 국가와 국가의 갈등, 그리고 국외추방을 자신이 16년간 돌보던
 
데비와 마이크의 얼굴조차 보지 못한채 멕시코로 쫓겨나는 아멜리아의 모습
 
에서 보이는 인종과 단 하나의 선과 경계로 구분짓는 국경의 아이러니한 현실
 
적 모습을 반영하는 듯 하다. 언어로 소통하지 못하는 치에코는 자살한 어머니에
 
대한 충격과 자신의 존재의미에 대해 다른 이와 커뮤니케이션을 할수 없는 상황
 
으로 가장 근본적인 소통의 문제로 항상 외톨이로 몰리는 느낌을 지울수 없는
 
듯 몸으로 소통을 원한다. 나이트클럽의 현란한 빛줄기 사이로 아무것도 듣고
 
말할수 없는 자신의 존재를 누군가 느끼길 바라는 그녀의 몸부림은 결국 다른
 
사람의 따뜻한 사랑의 손길이 필요함을 실오라기 걸치지 않은 후반부의 그녀의
 
모습에서 드러난다. 140분을 넘어서는 러닝타임동안 다큐멘터리적인 시사성
 
넘치는 내용은 너무 꼬이고 섥혀 있어서 순수한 재미와 버라이어티적인 요소를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그리고 사실적으로 특별한
 
극적인 감동요소는 하나 존재하지 않음도 영화의 설득력을 떨어트릴수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하나의 언어로 이어졌을 인간의 언어가 갈라지고 인종과
 
계급적 종교적 갈등을 긋는 원인은 결코 신의 재앙이 아닌 인간이 만들어낸
 
허구의 선에 불과하다는 것을 느낄수 있다.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인간이
 
라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인류애조차 차별적으로 느껴지게 만드는 상황적
 
대처의 장면을 마주한 순간 확실히 그런 인상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다른 부분
 
은 제외하더라도 치에코의 절박함을 표현하고자 함은 알겠지만 꼭 이런식의
 
노출이 필요했느냐는 의문이 든다. 한마디로 벽을 넘었던 눈쌀을 찌프리게
 
만들었던 부분이 옥의 티로 남는다.
 
 

(총 0명 참여)
soja18
잘 읽었습니다..   
2009-12-22 17:08
1


바벨(2006, Bab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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