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동안 머리가 아팠다.
물론 보고 나서도 무슨 내용인지 생각을 하느라 머리 아팠다..;
총 한자루로 일어난 4가지의 사건을 보여준다.
여행객이 주고간 총을 아는 사람에게 판 모로코인.
그의 아들들이 염소를 몰며 자칼을 죽이라고 총을 건네지만,
경쟁심 강한 두 소년은 그 총으로 사람을 쏘고 만다.
태어난지 얼마되지 않은 아들을 잃은 부부가
슬픔을 잊기 위해 단 둘이 여행을 하던 도중,
부인이 총에 맞는다.
미국 아이의 보모인 멕시코인이 자신의 아들의 결혼식에
돌보는 아이들을 데리고 갔다가 돌아오던 도중, 국경선 부근에서
의사소통의 부재로 쫓기는 신세가 된다.
어머니를 잃은 청각장애 여고생.
또래의 남자들은 그녀가 듣지 못하고, 말을 하지 못한다는 이유 하나로
그녀를 거부하고, 한창 사춘기인 여고생은 그들에게
자신은 남들과 다르지 않다는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성적인 면으로 나름대로의 의사소통을 하기 시작한다.
어찌 보면 연관이 없지만, 이 내용들은 총 한자루로 연결이 되어있다.
모로코인에게 총을 건네준 사람은 청각장애 여고생의 아버지였고,
모로코인은 아는 사람에게 팔았고, 그의 아들이 미국인을 쏘았고,
멕시코인이 보모로서 데리고 있던 아이들은 총맞은 미국인 부부의 아이였다.
어찌보면, 그 총 한자루로 모르는듯 엮였지만,
생각해보면, 그 사람들은 가해자도 될 수 있고,
다르게 생각하면 피해자도 될 수 있는것 같다.
어린아이의 장난에 불과했던 단순한 총질이 테러범의 습격이라는
지나치게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고,
그 결과 미국인 부인은 총에 맞아 그저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총을 같이 가지고 놀던 형은 형사들에 의해 총을 맞게 되었고...
멕시코인 보모도 남들의 눈에는 아이를 납치한
가해자처럼 보일 수도 있었겠지만,
그 여인의 입장에서는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피해자가 되었다.
일본 여고생도 여러가지 의미로....
영화 제목은 성경에서 따온 말이라니까,
이 네개의 에피소드의 공통된 주제는 의사소통의 단절이라는 것이다.
처음엔 모두가 하나의 언어를 사용했지만,
신에게 도전해 바벨탑을 하늘 높이 쌓다가 신의 노여움을 사서
대지가 갈라진후, 다들 다른 언어를 사용하게 되었다는것.
통역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으면 낯선 곳에서 위급한 상황에서도 어찌 할 방법도 없었고,
불법 체류자로 의심을 받았을때도 짧은 언어구사력 때문에 도망칠 방법밖에 없었으며,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도 수화로만 이야기 할 수 있는 한정적 의사 표현뿐이었다.
언어의 이질화가 낳은 문제가 참으로 복잡하고 어렵다고 생각된다.
자신의 나라 언어로는 무엇이든 표현을 할 수 있지만,
다른 나라에 가면 그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것.
그리고 언어의 이질화로 문화적 차이까지 생겨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카데미상에 최다 노미네이트라고 해서,
작년에 작품상을 받은 "크래쉬"처럼 감동적으로 볼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내용이 다소...무거웠다고 해야될까...
다른 에피소드는 괜찮은데, 일본 여고생의 에피소드가..쫌..
사춘기라는건 이해를 하겠는데, 꼭 자신의 의사를 성적인면으로 표현을 해야만 했는지...
그리고 어머니의 죽음은 단순한 자살인지, 아버지에 의한 타살인지..
그리고 마지막에 형사에게 건네준 쪽지의 내용이 무엇인지.. 그 에피소드만 궁금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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