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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fiction)보다 더욱 인간적인 스트레인저 댄 픽션
emotio 2007-02-22 오후 12:13:56 1476   [6]

 

 

소설이나 동화를 써본적이 있는가? 아니면 간단한 이야기를 상상해본다던가, 적어도 감상 중이었던 영화나 소설의 등장인물에 감정이입이 되어 본 적은?

 

이야기(fiction)는 현실의 결과물이던가, 아니면 현실에 영향을 주는 원인이던가, 아니면 그냥 쓰레기이다. 이 이야기는 매우 '현실스럽'지만 '결코 현실일 수 없는' 것은, 인간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신이 만들면 하나의 세상이 창조되지만, 인간이 만들면 하나의 이야기(fiction)가 만들어 진다.

 

그런데 이 이야기가 현실에서 '작용'할 수 있는 것은, 어떤 이야기던지 반드시 가지게 되는 '인간의 단면' 때문이다. 그것이 '모사'이던, '일부'이던간에, 작업 결과물에는 '인간이 들어가게' 된다. 이건 필연적이다. 이는 인간에게 있어 미적감각을 완벽에 가깝게 충족시킬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하물며 개나 고양이 등 동물을 그린 이야기를 생각해봐라. 그들이 가진 충성심이나 모성애 등도 하물며 인간에 비교되어, 보다 나은 친구라던가, 어머니상이 만들어지지 않는가.

 

하지만 '인간의 단면'으로서의 '인간', 그리고 '현실에 존재'하는 '인간'은, 매우 닮아 있는데다, 서로에게 영향을 주면서도, 둘은 결코 '공존'하지 못한다. 그 이유를 가장 간단하고 명료하게 설명할 수 있는데, '이야기 속의 인간'은 '거의 아무것도 알지 못하기 때문'이며, '현실속의 인간'은 이야기 속의 인간이 단순히 '백지위에 쓰여지거나 찍히는 문자의 기의'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마치, 그리스도교의 신이 인간을 창조하고 그 행적을 기록하여 '바이블'을 남기듯, 인간의 이야기 창작의 작업도 비슷하다는 것. 이야기 속의 인물이야, 운명인지 의지인지 '거의 알지 못한채' 살아가면 그만이고, 작가야, 신의 창조를 모사하면서 탄탄하면서 영향있는 작품을 만들면 그만이다.

 

필자는 이 글에서 여기까지, 이야기(fiction)속 인간과 현실의 인간의 구도를 그려왔는데, 이 구도 내에서 우리는 또 하나의 '이야기'를 읽어낼 수 있다. '독자'라는 존재는 다행히도, 작가(신의 모사적 인간)나 등장인물(이야기 내의 인간)과는 다른 위치에 있으며, 어떤 관점에서는 이 둘의 동기이자, 존재이유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가장 확실한 정의를 내리자면, 독자는 '다른 세계의 신'이다.

 

어쨌든간에 필자는 현재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한가지 재밌는 제안을 하나하겠다. 모든 독자는 대체로 '작가'의 차원에서 존재하는데, 이는 당신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등장인물'의 차원에 존재해서 이를 바라보라는 것이다.

 

자, 그렇다면, 등장인물과 그들이 살아 있는 세상은 현실의 그것과 크게 다를 바는 없다. 세상의 구성이 탄탄하면 탄탄할수록, 등장인물에 비춰지는 이야기속 인간들이 만들어가는 역사(이야기)가 많아지게 되는데, 이는 등장인물도 마찬가지. 즉, '자신들이 자신들의 스토리'를 만들어간다. 한명의 그리고 다수의 인간으로서 말이다. 하지만 '그들이 거의 알지 못하는' 것은 바로, '작가의 상상과 인과라는 두뇌의 작용'이다. 그것의 '결과물'이 백지에 '기록'이 되면, 이것은 '등장인물인 인간'의 '운명'이 된다.

 

이 구도는 무섭게도, 현실의 인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어쩌면 동일하다고도 할 수 있는데, 굳이 차이를 들라면, 현실의 인간의 운명을 결정짓는 '작가'의 부재랄까. 하지만, 이것도 확실치 않은 것이, '우리는 거의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쨌든간 적어도 '운명'은 존재하는 것 같은데 말이다.

 

이야기가 가지는 '인간'에 대한 구도를 생각해 본다면, 세상은 여태껏 존재해온 모든 사람의 수와 비교도 안될 만큼 많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으며, 인간은 그것들의 '작가'이기도 '등장인물'이기도 해왔다. 그리고 필자와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동시에, '독자'의 위치에 있기도 하다. 하지만, '독자'로서 이야기를 바라보는 것은 꽤나 위험한 일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독자'는 '다른 세계의 신'이며, 그들은 '창조자'도 '피조물'도 아니기에 '인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세상은 그것이 이야기(fiction) 속이든 밖이든 간에 '인간'이 살아가는 곳이며, 그렇기에 그들의 스토리나 역사는, 항상, '이야기보다 이상'(stranger than fiction)하다. 그리고 '이야기보다 더욱 인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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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인저 댄 픽션(2006, Stranger Than Fi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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