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천영화제에서 얼핏 제목을 본 기억이 있었던 차에 반갑더라구요.
하지만 정작 어떤 내용인지, 어떤 배우가 공연하는지 사전 정보가 하나도 없었어요.
그래도 지난 겨울 영화랑 시사회에 몇번 참여한 기억이 좋아서, 덜컥 좋겠거니 했지요 ;;
영화를 보는 내내 으아, 감독이 이 영화 만들면서 얼마나 재밌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예전에 실험 영화들보면서, 저런걸 만들어서 대체 어따 쓰려고 저러나, 하고 혼자 머리를 쥐어뜯었는데,
이 영화를 보니, 써먹을 데가 있구나, 했지요. ㅋㅋ
"낯선 여인과의 하루"에서 두대의 카메라로 찍어, 분활된 화면을 처음부터 끝까지 밀고나가는 것은
장편 영화를 끌어가는 감독에겐 모험이었겠죠?
그런데 그것이 두 캐릭터의 내러티브를 따라가는 것에 지장을 주지 않더라구요.
오히려 이야기가 더 자유롭게 전개되어서, 감독의 재치에 탄복..
분할된 화면 속에서 두 사람의 기억이 재현되고 수정되는 것을, 현재의 미묘한 심리를 (플래시백이나 촌스러운 장며전환 없이)
어찌나 세련되게 잡아냈던지!
많은 분들이 느끼셨겠지만, 비포 선셋이 가장 먼저 떠올랐어요. 거기에 베터댄섹스(해피엔딩이지만 ㅎㅎ)도 좀 생각이 나더라구요.
( 참, 영화 음악이 너무 좋아서, 엔딩크레딧 끝무렵에 찾아냈는데 Carla bruni 노래였어요. )
리턴도 그렇고, 낯선 여인과의 하루도 그렇고.. 시사회에서 본 영화는 개봉 후에 꼭 한번 더 보고싶은 영화가 되네요.
제가 지난 월요일 시사회에서 너무 감동을 받아(?) 지인들께 마구 자랑을 하고 다녔는데,
열이면 열 다, '그 영화 나도 보고싶다' 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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