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야 놀자]는 지금 한국 영화계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이야기거리가 되고있는 영화다. 지지하는 쪽이나 비난하는 쪽이나 그 나름의 이유와 논리는 나름의 설득력이 있다. 그렇다면 나는? 나는 [달마야 놀자]라는 영화를 지지하는 편에 서고 싶다.
달마야 놀자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는 분명 영화 자체를 떠나서, 한국 영화계의 현재 상황때문에 생기고 있는 듯한 분위기이다. <친구><조폭 마누라>등의 조폭이 등장하는 전작들에 이어, 이 영화 뒤에도 <화산고><두사부일체>등 조폭을 소재로 하는 영화가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소위 말하는 작품성 있는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나비><고양이를 부탁해>등의 "예술영화"들이 줄줄이 참패하고 있기에 그에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이 지금의 한국 영화계이다.
먼저, 그렇다면, 영화 외적인 면에서 달마야 놀자가 과연 그렇게 비난받아야 하는 영화인가? 그것에 대한 의견을 말하고 싶다.
분명, 지금 한국 영화계는 "조폭 신드롬"에 휩싸여 있다. 누구도 그걸 부정하지 못한다. 그러나, 지금의 이런 상황은 예전에 비해 다른 상황이 아니다. 2000년 여름 한국 영화는 <하피><가위><공포택시>등 10편에 가까운 공포영화가 제작되었다. 또 가을에는 <동감><시월애><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번지 점프를 하다>의 멜로 드라마의 유행이 있었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분명 이 조폭 영화의 유행은 그 기간이 길기도 했지만, 분명 한때의 유행으로 그칠 가능성이 있다. 개봉을 기다리는 영화들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로스트 메모리즈>등은 이런 유행에서 피해갔고, 지금 제작발표가 된 영화들중 다시 조폭을 소재로 삼고 있는 영화가 거의 없다는 것이 이러한 주장에 대한 반증이라고 생각한다.
헐리웃에도 영화는 유행을 탄다. 한때는 액션 블럭버스터가, 한때는 멜로물이...그런 식으로 유행을 타면서 영화 소재가 순환이 되고, 스스로 새로운 변신을 하게 되는 것이 영화계라고 생각을 한다. 그것은 헐리웃 뿐만 아니라, 우리 영화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즉, 유행에 따란 만들어진 영화이긴 하지만, <달마야 놀자>는 일단, 영화의 작품성을 빼고, 종의 다양성을 확보하지 못해 스스로 무너지게 만드는 한국영화로 기록되기에는 무리라는 것이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두번째로, 그렇다면, 이 영화 [달마야 놀자]는 과연 영화 작품성을 놓고 볼때, 수준이하라는 평을 받았던 <조폭마누라>만큼의 수준밖에 되지 않는가? 평론가들이 우려하는 <수준낮은 저질 코미디>로만 볼것인가?
이 두번째 문제에 대한 답은 분명히 사람마다 다를것이다. 나처럼 호의적으로 보는 사람도 있을것이고 비판적으로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그 어느 한쪽이 옳은것은 아니다. 양쪽 다 자신의 의견이 있는 것이니까. 다만,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나는 왜 이 영화 [달마야 놀자]를 영화 자체만을 놓고 볼때 지지하느냐에 대한 것일뿐이다.
분명, [달마야 놀자]는 조폭이 등장하는 코미디다. 그것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 그리고 그 코미디라는 장르는 관객의 웃음을 볼때 분명 성공한 장르이다. 처음 영화 시작과 더불어 빨리 진행되는 앞부분의 코믹성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369 게임을 절정으로 해서.
그러나, [달마야 놀자]는 엄청난 비난을 받았던(평론가, 네티즌중 일부) <조폭마누라>와는 그 성격을 분명히 달리하고 있다. 그것은 영화에 담긴 메시지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끝까지 웃음을 유지하면서도 부처의 가르침이 담긴 영화이기에 감히 조폭마누라와는 다른 영화라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보셨기에 영화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영화를 본 분들에게 묻고 싶다. 이 영화가 상영시간 내내 웃기고 싸우는데만 정신이 팔려있는 코미디 영화인가? 노스님이 재규(박신양)에게 던지는 "무슨 심정으로 독을 연목에 던졌나?" "그 심정으로 나도 자네들을 내 마음에 던졌네"라는 한마디의 말이 담는 메시지는 분명 범상한 것은 아니다. 이 영화를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처럼 만들었다면 분명 이야기는 달랐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전개방식이 아닌, "짐승만도 못한" 조폭들을 등장시키고, 그로인한 사찰내에서의 사건들이 웃음을 주는 전개방식때문에 우리가 영화가 주는 메시지를 놓쳐서는 안될 것이다. 그 메시지가 감독이 의도한 것이든, 아니면 곁다리로 넣은 것이든 우리들은 그런것에 상관할 바 아니다. 우리는 관객의 입장에서, 자신에게 와닿은 대로 영화를 받아들이면 된다.
"영화에는 안나오지만 이 영화 주인공들의 설정은 원래 이랬습니다"
이런 말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렇게 설명이 필요하다면, 감독은 영화 상영이 끝날때마다 관객을 붙잡고 설명을 해주어야 마땅할 것이다. 즉, 영화의 해석은 일단 상영이 끝나고나면, 관객에게 전적으로 맡겨지는 것이다. 그래서 이 달마야 놀자에 대한 평가도 관객에게 맡겨져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관객에게 많은 설명이 없던 영화 <꽃섬>을 보자. 그 영화가 좋고 나쁜것은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 영화를 보면서 지루하다고 조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너무 좋았다면서 몇번을 다시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름대로 영화를 잘 분석한다고 자신했던 내가 부담스러웠던 그 영화에서 받은 느낌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할 수는 없는 것이다.
달마야 놀자를 영화 그대로 보자. 다만, 한국 영화를 걱정하는 바로 그 마음만은 잊지 말자.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해 삭발했던 한국 영화인들. 영화 점유율 40%가 넘어가니까 스크린쿼터 운동에 별 관심도 보이지 않는 그들의 태도는, 한국 영화 위기론을 외치는 사람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줄 뿐이다.
개인적으로, 불교에 관심많은 사람으로서, 비록 코미디라는 장르에 묻혀 빛이 많이 바랬지만, 좋은 가름침이 들어있는 영화였다는 생각을 하고 싶다. 물론, 이것도, 이 영화를 너무 안좋게만 말하는 사람들에 대한 반발심에서 나온 것일수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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