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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걸>[스트레이트 스토리] 진짜 스트레이트한 이야기 스트레이트 스토리
mvgirl 2001-12-03 오전 10:47:04 841   [8]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스트레이트 스토리(1999)>, 이 영화는 우연인지 필연인지 그의 다음 작품인 <멀홀랜드 드라이브(2000)>와 같은 시기에 개봉되는 또 하나의 “린치” 표 영화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소위 말하는 여느 “린치”표 영화와 너무도 다르다.
너무 평범하고, 너무 아름답고, 너무 감동적이다.
왜 평범하고, 아름답고, 감동적인 내용이 그답지 않다는 이야긴가 ?
데이비드 린치라는 감독, 영화를 좀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 아는 컬트영화의 대부이다.
그가 추구하는 영화세계, 이상하게도 그는 비 정상적인 외모와 성격의 소유자들에 굉장한 집착을 가진다. 그뿐인가 그의 영화는 비틀어지고, 기괴하고, 비 정상적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영화 속에서 표현되건 대부분 인간들의 추악한 모습이 두드러진다.
그런 감독이 휴먼 드라마를 만들었다는 건 굉장히 놀라운 사건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우선 이 영화는 로드 무비이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영화 사상 최고령의 할아버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조금은 이상한 로드 무비이다. 그가 영화 내내 분신처럼 타고 다니는 자동차는 바로 시속5㎞의 트랙터이다.
73세의 앨빈 스트레이트는 지병으로 인해 보행기를 이용하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고, 병과 나이로 인해 어두워져 눈은 그가 운전을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아무에게도 도움 받고싶지 않아 하는 고집장이 앨빈 할아버지이지만 그의 마음과는 다르게 몸은 점점 쇠약해져 만 간다. 어쩔 수 없이 남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그이지만 아직까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꿋꿋하게 잘 해내는 투철한 바른생활 할아버지이다.
그런 그에게 형이 쓰러졌다는 소식이 접해진다. 하나밖에 없는 형이지만 젊은 시절의 고집 때문 이었을까 ? 형과 크게 말다툼을 하고 연락을 끊고 산지 꽤 오래 되었던 것 같다. 그가 죽음에 접해 있다는 소식, 이것은 아마도 형의 죽음을 맞기 전에, 자신의 살아생전에 꼭 형과의 불편했던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는 삶의 마지막 임무 같은 것으로 그에게 다가온다. 그런 이유에서 일까 ? 그는 그를 만류하는 주변의 사람들의 걱정을 뒤로 한체 홀로 자기만의 마지막 임무 수행 길에 오른다.
어쩌면 생의 마지막일 지도 모르는 여행을 마지막 임무를 수행하는 느낌으로…
자신의 신체 상황 때문에 고안된 평균 시속 5km의 세상에서 가장 느린 트랙터 이동가옥을 타고…

<스트레이트 스토리>는 한마디로 아름다운 영화다.
영화 속 앨빈이 지나치는 아름다운 들판이, 석양이, 별빛 등의 한가롭고 평온한 듯한 자연경관이 아름답고, 앨빈 할아버지를 비롯한 그의 딸 로즈, 고향의 친구들, 그리고 그와 여행 중 마주친 사람들의 면면이 너무도 정겹다. 그리고 드디어 그와 상봉하게 된 형. 아마도 우린 고달프고 힘들었던 앨빈의 여행에서 아주 감격스런 형제의 상봉을 상상하였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화 속 형제의 상봉은 서먹하기 그지없다. 오랜 세월 동안 말을 않고 지내왔던 이 고집스런 두 형제는 먼 길을 한결 같은 마음으로 출발할 만큼 사랑이 간절했고 그것에 감격하여 한번쯤은 눈물을 흘려줄 법도 하고 오랜 세월을 녹이는 듯한 진한 포옹을 할 법도 한데, 형은 무뚝뚝하게 “저걸 타고 여기까지 왔니 ?”하는 질문으로 모든 걸 대신한다.
하지만 앨빈은 이 무뚝뚝한 형이 자신의 예기치 않았던 방문에 형이 적잖이 놀라고 있음을, 그의 방문에 너무도 감격해 하고 있음을, 그리고 자신과 가졌던 모든 오해와 원망을 뒤로하고 찾아와 준 그의 마음을 진심으로 고마워 하고 있음을 안다.
너무도 고집스럽게 인생을 살아왔던 그들이라 서로에게 건네는 말 한마디, 눈빛 하나 정겨워 보이진 않지만 속으로 자신의 마음을 억누르는 듯한 표정에서 촉촉히 젖어가는 형의 그리고 앨빈의 눈가에서 그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잔잔한 감동으로 나의 마음속에 잦아들었다.

데이비드 린치가 내놓은 영화 <스트레이트 스토리>를 보면서, 그도 이제 나이를 먹어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새삼 했다. 1946년 생, 이젠 그도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 어쩌면 그도 이제는 한번쯤은 인생을 되돌아 보게 해주는 진한 휴먼 스토리를 만들어 보고 싶었을 지도 모른다.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담은 전혀 비꼬이지도 비틀리지도 않은 그린 “스트레이트”한 영화를…

여담이지만 이 영화의 제목이 왜 <스트레이트 스토리>일까? 를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은 이 영화의 주인공인 앨빈 스트레이트의 성이 스트레이트이므로 <스트레이트 스토리>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렇다면 스트레이트씨의 이야기<Straight’s Story>라고 표기를 해야 영어의 문법상 맞다. 그럼 왜 <스트레이트 스토리(Straight Story)>라 하였을까 ?
감독은 여지껏 컬트 영화의 제왕이라는 명성에 부응하듯 기괴하고 비뚤어지고 비 정상적인 이야기만을 작품 속에서 그렸다.
하지만 그가 생애 처음으로 <스트레이트 스토리> 에서 스트레이트한 이야기를 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이 영화 속에 그가 아니면 우리가 차칫 잊을 뻔한 가족의 의미를, 이웃의 의미를, 사람들 사이에서 어쩌면 무심히 잊혀지고 있는 듯한 사랑의 의미를 잔잔하되 직설적으로 이야기 한다.

따라서 제목 <스트레이트 스토리>의 의미는 괴감독 데이비드 린치가 외도한 정통 드라마로서 자신의 모든 이야기를 진솔하게 하겠다는 하나의 메시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총 0명 참여)
jhee65
진짜 스트레이트한 이야기   
2010-09-08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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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스토리(1999, The Straight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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