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된연기, 몇몇부분의 편집미숙, 중국영화 특유의 과장과 호들갑에, 시종들이 쳐대는 종소리와 고함에 머리가 아팠다.
시녀에서부터 왕실의사까지 모두가 무술을 해야한다는 강박을 언제까지 보여줄 것인가. 왕궁의 시녀가 그렇게 무공이 뛰어난지 상상하지 못했다. 아마 이것이 반전이라면 반전일것이다.
장예모는 중국을 보여주려했나 가족을 보여주려 했나? 궁금하다. 주윤발이 보여주는 연기의 동선은 마치 다중인격의 모습을 보는듯 전혀 매끄럽지 못하다. 특히 옛부인에게 연민을 보여주다 암살을 시도한다. 왜 그런 감정의 변화를 일으키는지 마땅한 이유나 주윤발연기의 설득력도 연출의 매끄러움도 없다.
주윤발은 누구보다 야망이 있는것처럼 보이지만 큰 아들에게는 왕권승계에 의욕이 그닥 없어 보인다. 설득에 끝나니 말이다. 그런 모습은 주윤발이 그동안 권력에 욕심을 큰 내왔다는 설정이 허튼소리로 들린다.
공리는 자신을 해치려는 주윤발에게 복수를 하려 하지만 그것은 힘없는 여성의 최소한의 자기방어이다. 그런 자기방어를 드라마틱하게 만들어내는 것이 2시간전후로 압축된 영화를 만드는 영화감독의 능력이자, 믿고 찾아오는 관객에 대한 영화라는 매체의 예의이다. 그러나 착한 둘째 아들과 몇일안에 10만개의 국화무늬수를 놓았다는 상식의 벽을 넘는 설정, 그리고 남자의 폭력에(어찌보면) 자기방어가 저지된 나약한 동양여성의 최후만 남아있다. 자기방어 형식이 지극히 과장되었다는 말이다.(이런 것을 과장의 극한, 중국적인 것으로 보고싶기도 하다..)
최소한 장예모는 화려한 중국왕실가족의 비극적 다큐멘터리를 보여주려한것인지 치밀한 중국아니 아시아적인 가족의 내면을 보여줄것인가를 선택했어야 했다.
다른 분들이 쓴 후기를 보니 화려하다. 가족의 이야기다 하는데 이 영화의 인물관계들간의 관계는 영화적 내러티브를 충분히 구성할 만큼 복잡하다. 그러나 그 비밀스런 관계들이 들어나는 계기는 어이없이 너무나 쉽게 내뱉는 대사한마디 같은 식이다. (주윤발의 전 부인이 잡혀 주윤발앞에서 떠드는 장면을 기억해보시라) 시끄럽게 떠드는 궁중의 장면을 줄이고 좁아터진 왕궁마당에서 20만이상의 죄없는 병사들이 살육을 벌이는 장면을 줄이고 그들의 내면을 더 훑는게 나을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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