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의 서로 죽이고 죽이는 참혹하고 치열한 전쟁.
이오지마 전투는 그 참혹한 전투의 일부 중 하나였습니다.총알과 폭탄이 비처럼 쏟아지는 살육과 시체가 널린 이 참혹한 전투지 꼭대기에 꽂힌 깃발.이 깃발은 기나긴 전쟁에 지친 미국인들에게 승리라는 짜릿한 만족감을 줍니다.
깃발을 꽂았다는 이유하나만으로 영웅대접을 받으며 본국으로 귀환한 세 명의 병사.그러나 진실이 왜곡돼고 조작되었다는 사실은 감춰졌습니다.진실은 세 병사의 머리와 마음속에서 지워지지 않았지만 가는데마다 터지는 카메라 플래쉬와 극빈대접은 그들을 분위기에 휩쓸리게 만들고 맙니다.물론 양심이 있는 병사는 절망합니다.왜 자신이 영웅대접을 받는지.자신은 아무것도 안 했는데.아직도 전장에서는 전우들이 참혹하게 죽어가는데 참혹한 전장터에서는 아무런 관심을 가지지 않는 대중들과 국가에 또 한 번 절망합니다.
피를 흘리고 사지가 찢겨나가며 죽어가는 전우들.금방까지 농담따먹기하다가 잠시만 기다리라고 등을 돌렸던 순간들이 지옥의 악몽처럼 따라다니는 찬란한 영광속에 가려진 그림자들.
어둠 저편으로 사라진 진실이 들춰지면 질수록 어이가 없고 황당했습니다.그걸 뻔히 알면서 세 병사를 이용해 전쟁의 사기를 높이려는 국가나 돈벌이로 이용하는 사람들과 언론 그리고 무책임할 정도로 열광했다가 순식간에 잊어버리고 단지 관광용꺼리로만 만드는 대중심리는 정말 위선적이고 화가 났습니다..이용할 대로 이용해 먹고 질리니까 팽해버리는 사람들의 모습은 아군이고 적군이고 없던 완전히 미쳐버린 전쟁터처럼 미쳐버린 것 같았습니다.
한 순간의 영웅대접속에서 순식간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세 병사.한 사람은 지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한 사람은 인생의 실패자로서 한 사람은 꿈꾸었던 평범한 인생을 살았습니다.그들은 다시 돌아 갈 수 없지만 전우들과 애들처럼 즐겁게 웃던 참혹했지만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이오지마를 떠올리며.비록 고통과 절망,회환밖에 남지 않았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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