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피기 좋은날'은....당신이 마초가 아니라면,
모든 가치 판단을 도덕경과 사서삼경 혹은 삼강오륜에 맞춘듯한 빡빡한 도덕군자만 아니라면,
서울시내를 비롯한 서울 외곽의 도로들에 밝힐듯이 많은 각종 러브호텔과 모텔의 용도가 방랑자들의 안락한 숙면과 사랑하는 애인들과 부부만을 위한 장소가 아님을 안다면....충분한 재미를 당신에게 줄 것이다...
동물들에겐 발정기라는것이 있다....자손을 남기려면 꼭 필요한 시기인 것이다...그런데 왜 사람에겐 발정기가 없는것일까?? 그리고 임신가능 기간이 아님에도 인간은 성애를 나눈다...대부분의 동물들은 번식을 위한 발정기에만 암컷과 수컷의 교미가 있을뿐인데....인간들은 자손번식을 위해서만이아닌 즐거움을 위해 액션을 취한다...
인간에게 '바람피기 좋은 날'이란 따로 있지 않다.....필 충만하고 느낌 충만할때...누가 건드려주면....특히 멋들어진 이성이 그 감성을 건드려주면...그 때가 바로 '바람 피기 좋은날'이 되는것이다...
'바람 피기 좋은날'엔.....바람피는 두여자와 그녀들의 파트너가 나오는 영화다...한참 어린 대학생과의 일탈을 하는 여자가 있고,채팅에서의 대화를 너무나 다정하게 해줘서 정신적으론 이미 그를 남편으로 여기는 여자가 있다...
누군가가 얘기 했듯이 '아무 이유 없이' 그녀들이 바람 피는것은 아닌것처럼 보인다....3년간의 남편의 외도를 아무런 감정적인 동요없이 살아갈 여자가 어디에 있을까?? 결혼전까지 그렇게 다정하게 대해주며 재잘거리던 애인이 남편이라는 이름표를 달자마자...과묵함의 대왕이 된다면 그 혼란스러움을 견뎌낼 여자가 어디에 있을까?....
그렇다고 그 여자들이 꼭 잘했다는것은 아니지만....그녀들을 독하게 욕하기에는....영화에서의 그녀들은 충분히 사랑스럽고....충분히 불쌍하다....
김혜수씨의 연기엔 물이 제대로 올랐다....당당한 불륜녀를 이렇게 유쾌하게 표한하는 배우는 흔치 않을 듯 싶고...
남자인 내가 봐도 너무나 귀여웠던 이민기씨.....TV에서도 누님인 채림씨에게 사랑 받더니...스크린에서도 그에 못지 않은 애정을 듬뿍 받았던....혀 짧은 소리 마져도 역할에 충분히 녹아있었고.....천진난만하게 밝히는 그 연기가 차후엔 어떻게 변하게 될지 사뭇 궁금하다....
엉뚱한 불륜녀 윤진서씨...생각하는 바가 입으로 바로 나오는 캐릭터를 모자라지도 않게 넘치지도 않게 찰랑찰랑하게 잘 표현해줬다....
그녀의 파트너 이종혁씨....채팅상에서의 너무나 다정했던지라 윤진서의 마음을 홀라당 가져가고 말았으나.....그 역시도 귀여운 밝힘증 환자 역을 너무 잘 보여줬다...TV에서의 차가운 이미지와는 달리....앙탈을 부리는 그를 보자니...웃음만 흘리게 되던데..여기서 문제...이종혁씨가 '바람 피기 좋은 날'에서 들고 나왔던 비닐 봉지는 몇봉지나 될런지??
톡톡튀는 그러나 상당히 노골적인 대사가 유쾌했고....웃음을 많이 유도하게 한다...
오프닝과 엔딩에 나왔던 '바람아 멈추어다오'는 누구를 위해서 울려퍼지는걸까?? 바람피는 자신?? 그녀들의 배우자?? 아님 이 영화를 보는 모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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