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까말까 망설인 영화였다. 슬픈영화를 좋아하긴 하지만, 울어라 울어라 하고 쥐어짜는 영화는 울면서도 짜증나니까... (그 영화들의 제목을 쓰지는 않겠다. 그래두 다들 알것이다.) 두려웠던 건 하루도 그런 영화일까봐였다. 하지만 뭐... 우여곡절끝에 결국엔 보게됬다.
영화를 보면서 기대했던 대로 울었다. 무뇌아를 가진 부부의 슬픔과 절망... 위로 또 아래로 이어진 관계들 속에서 깨닫게 되는 뜨거운 모성애... 남자들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랑 같이 간 친구는 울었다더군) 여자라면 어쩔 수 없이 목이 메일 수 밖에 없는...
사람들도 나처럼 이 영화가 슬픈 영화라는 것을 다 알고 온 것 같았다. 그리고 울 준비를 한건지 휴지도 다들 가져온 것 같았다. (원래 남들은 다 가지고 다니나... )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는, 이 영화는 단지 사람들을 울리려고 만든 영화는 아닌 것 같다. 정말 울리려고 작정했다면 이모가 울음을 참으며 고소영을 보낼 때 고소영이 그냥 "이모가 아나봐"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달려가서 얼싸안고 울었을 것 같다. 인큐베이터 앞에서 아기가 죽어갈 때, 고소영이 눈물 콧물 범벅이 되서 난리를 피웠을 것 같다. 한지승 감독은 어쩌면 사람들이 우느라 정신이 없어서 자신이 주고자 하는 감성을 느끼지 못할까봐 두려웠던게 아닐까... 그래서 중간중간 코믹한 요소들을 섞어넣고 슬픔을 위한 작위적인 상황들을 나름대로 줄이려 했던 것 같다는게 나의 느낌이다. (물론, 주관적 해석이므로 아닐 수도 있다)
그렇다면 감독이 주고자 했던 것은....? 모성애? 생명의 소중함? 아내를 위한 헌신적인 사랑? 잘 모르겠다. 모두들 다른 걸 느꼈겠지.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예상했던 만큼 펑펑 운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올 때 맘이 참 좋았다. 안도감이 느껴지고 내가 살아있음이 행복한...
한지승감독. 고스트맘마의 감독이란다. 생각해보면 조금은 유치하지만 따뜻하고 깔끔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