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전혀 실화라는 느낌이 오지 않았다. 눈물샘을 자극할 만한 요소가 많아서 미리 염두해 두고 있었는데, 눈물보다 웃음이 더 많이 나왔던 것도 의외였다.
물론 주연인 신현준이나 김수미의 연기는 좋았다. 연기를 상당히 오래한 분들이라서 노하우가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신현준의 연기는 예외였다. 이전의 신현준이 주연했던 영화들을 뒤돌아 보면 연기를 썩 잘했다라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다. 이번 영화는 특히 지금까지 했던 남성미 물씬 풍기는 그런 역할이 아니다. 나이는 중년이지만 초등학교 수준의 지능을 가진 역할을 해야 했다. 그럼 결과는 어떻게......
역시 썩 잘한다는 느낌은 받았지만 가슴에 와 닿는 듯한 찡한 느낌은 오지 않았다. 정말천연덕스럽게 연기를 잘한다는 느낌과 오버가 아닐까하는 느낌이 드는 연기도 있었다. 하지만 그 동안 얼굴 하나로 밀어오던 신현준에게 이번 역할은 또 다른 이미지의 기회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조연으로 출연한 요즘 영화계의 약방의 감초 같은 두 사람이 있다. 임하룡, 탁재훈. 부자지간으로 나오는데, 그 동안 다른 영화에서 보여준 모습과는 달리 코믹한 모습보다는 진지한 내면 연기가 많았다.
줄거리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지만 달리기가 주내용의 매개체인 점에서 말아톤의 이미지와 비슷한 점이 많았다. 뛰는 목적은 달라도 주인공은 무조건 달려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주인공의 옆에는 꼭 엄마가 있다. 엄마의 틀니를 위해 기봉이는 몸이 힘들어도 달리는 것이다. 영화는 여기서 감동의 포인트를 주려 했던 것 같은데 절반의 성공이라고 밖에 말 할 수 없을 것 같다. 신현준의 연기변신과 김수미외 다른 연기자들의 감초 같은 연기들이 좋았다. 그리고 까메오 공형진의 모습도 좋았다. 끝으로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해서 효와 가족애를 한번 뒤돌아 볼 수 있는 가슴 따뜻한 훈훈한 이야기를 느끼는 영화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