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구나 저마다의 아픔을 간직하고 살아간다. 현실에 순응하는 삶. 힘들고 아픈 일이 많더라도 행복한 일 또한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혼자서 감당하기에 힘들 경우에 우리는 일탈을 꿈꾸고 자살을 생각하기도 한다.
여기 세 여자가 있다. 나이도 각각이고 살아온 환경도 각기 다른 그들이지만 아픔을 잊기 위해 떠나는 여행에서 우연히 만나서 같이 동행을 하게 된다.
영화의 시작은 한 여자의 독백으로 시작한다. 한 여자의 얼굴이 클로즈업 되고. 그 여자의 이름은 유진. 고은 목소리를 갖게 해 달라고 기도하면서 고운 목소리를 가지면 남을 위해 노래하겠다고 한 20대의 여인. 그녀는 자신을 위해 노래 부르다가 어느날 노래를 더 이상 부를 수 없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게 되고 자살을 하러 하는데. 또 다른 한 여자. 그녀의 이름은 옥남. 딸의 피아노를 사 주기 위해 나이든 노인에게 자신을 팔지만 노인의 죽음으로 경찰서에 가게 되고 남편으로 버림받은 30대 중반의 여인. 마지막 한 여자는 10대 소녀인 혜나. 화장실에서 자신의 아이를 낳고 변기에 버리는 가려한 여자. 자신을 낳아준 여자를 찾으러 여행을 떠나려는 여인. 언제나 장난감 날개를 가지고 날고 싶어하는 그녀.
영화는 세 명의 우연한 만남과 동행을 보여준다. 서로의 슬픔을 느끼고 같이 동행하기로 결정을 한다. 그리고 남해로 꽃섬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서로 다른 나이대의 살아온 환경도 다른 세 여인의 동행. 가는 중에 버스기사에게 버림도 받고 자살을 시도하고 어머님의 죽음을 듣지만 결국 꽃섬에 도착하는데.
꽃섬에서 그녀들의 모습은 자유롭다. 현실적으로 슬픔을 이겨내지는 못 하지만 그 순간만은 그녀들은 자유롭다. 그리고 유진에 대한 추억을 간직하고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오는데.
감독은 말하고 있다. 세 여자의 슬픔을. 그리고 슬픔에서 벗어나려는 그들의 몸짓을. 송일곤 감독의 첫 장편이 영화 ‘꽃섬’.세계에서 많은 주목과 갈채를 받은 영화. 잔잔하면서도 구슬픈 화면을 보여주면서 영화를 보는 우리들에게 그 슬픔 속에 동참하기를 원한다. 단지 동참을 원할 뿐 아니라 그 슬픔을 같이 이겨내기를 원한다. 그래서 생긴 장소가 꽃섬이다. 슬픔이 존재하지 않은 곳. 실제로 존재할 수도 없는 그런 장소를 감독은 보여 줌으로서 슬픔을 간직한 사람들이 그것을 벗어나려는 심정을 대신 표현해주고 있다. 그리고 세 여인의 여행 중간에서 만난 밴드부들. 자신들이 좋아서 하는 음악이지만 마냥 힘겨워 하는 그들을 보여줌으로써 더 한층 우리에게 슬픈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어떻게 보면 다소 지루하게 느껴 질 수도 있는 영화이다. 영화 내내 특별한 이벤트 없이 잔잔하게 흘러가는. 최근에 재미 위주의 그런 영화들이 많이 나와서. 그렇지만 괜찮게 본 영 화이다. 중간에 다소 지루하기도 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