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브 : 그들에 대해 새로운 시선을 제시한 영화
최근에 강혜정의 얼굴이 놀라보게 변한 뒤, 실망을 좀 많이했지만 그녀가 보이는 영화에는 남다른 존재감이 있기에 보게된 영화. 물론 강혜정과 배종옥이 펼치는 연기를 더 보고 싶었던 것 역시 한 이유이다.
STORY
20살 차상은은 어머니와 함께 산다. 그녀에게는 남들에게 말못할 비밀이 있는데, 그녀의 정신 세계는 7살로 멈춰있다. 그런 그녀에게도 평생의 소원이 있는데, 그 소원은 언젠가는 꼭 동화 속 왕자님을 만날 것이라는 소원이다.
그러던 중, 우연히 길을 가다 아이들에게 둘러 쌓여 봉변을 당하던 포돌이 순경을 하던 인형 머리가 벗겨지면서 나타난 종범의 얼굴을 본 순간 왕자님을 만난 듯한 생각을 하게 된다.
한편, 상은의 어머니인 현숙은 일 때문에 급히가다 그만 종범에게 걸려 딱지를 떼고 난 뒤, 그에 대해 이를 갈며 분해 한다.
종범은 우연히 변호사 사무소에서 나오던 상은을 보고 그녀에 대해 크게 착각해 그녀를 꼬신다. 상은은 그의 모습을 본 순간 지난 번 왕자님이라고 생각해 종범의 말에 승낙을 하고 둘은 사귀게 된다. 우연히, 현숙은 상은과 종범이 함께 있는 것을 본 순간 화를 내며 둘을 헤어지게 만드려 한다.
어느 날, 현숙은 친구인 미자를 따라 병원에 갔다가 암 말기라는 진단을 받게 된다. 두 모녀에게 남은 시간역시 그리 많지 않다. 그로인해, 현숙은 상은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게 되는데...
상은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허브 의 볼거리
-강혜정과 배종옥의 열연 : 환상의 호흡
이 영화를 이끄는 축은 바로 배종옥과 강혜정이다. 이 영화에서 두 사람이 펼치는 연기 호흡은 정말 최고다. 실제 이들이 한 영화에서 같이 호흡을 맞춘 것은 본 적이 없지만, 두 배우의 연기력과 호흡은 완벽했다.
영화 속에 보여진 강혜정은 최근에 그녀에게 들리는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뒤로 하고서 오직 극중 차상은으로 보여질 정도로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그녀의 연기에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배종옥 역시 우리의 어머니 상으로서의 모습을 너무나 살아있는 모습으로 그려낸 만큼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외에도 영화 속에 등장하는 여러 배우들의 연기가 뛰어났기에 이들을 더욱 빛나게 했다.
-차상은의 성장 이야기 : 사회인으로서의 성장을 그리다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전체적인 이야기는 차상은이라는 한 명의 성장이야기이다.
어쩌면 그녀 자신이 살아온 20년의 세월보다 그녀가 말하는 1년의 세월은 무엇보다 기쁜 날과 힘든 날이 반복되어지지만, 결국 그녀 자신의 힘으로 한 사람의 사람으로서 성장한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다.
실제 그들에 관한 영화에 있어서 인간 성공 스토리에 주안점을 두었지만, 정작 그들에 대해 장애우라는 인식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전의 영화에서는 항상 부모의 곁에서 키워지는 존재였다면, 여기에서 등장하는 상은은 부모의 곁이 아닌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섰기에 그 모습이 더 강렬하게 다가온다.
-새로운 시선으로 접근하다
이 영화는 이전의 영화와는 참 다른 시선으로 접근했다.
유사한 성향의 영화에서 인기를 보여줬던 모습들을 과감히 떨쳐 내고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했다.
이야기의 비중에 있어 모녀의 이야기에 새로이 러브 스토리를 넣어 주인공에게 새로운 계기를 접근하게 했다. 또한, 그들이 직면한 사회 속 현실에서의 문제들 하나 하나를 조금이라도 보여주려 했다는 점을 더 눈여겨 볼 만한 것이 아닌가 싶다.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와 영상
이야기는 처음부터 어느 정도 결말을 알고 있는 상태였다. 그런 경우, 대개 약점이 많은데, 이 영화에서는 그러한 이야기의 약점을 지니고서도 영상은 천천히 마음의 인식의 벽을 허물어 뜨린다.
뻔한 결과를 향해 달려가지만, 이러한 약점을 극복해 낼 수 있는 건 배우들의 연기와 영화 자체의 높은 완성도에서 기인하는 게 아닌가 싶다.
허브 의 아쉬움
-그녀의 새로운 도전 과정을 보여주지 못하다
이 영화에서 아쉬운 것을 꼽자면, 아마도 그녀가 어떻게 해서 1년 뒤 어엿한 한 사람의 사회인으로서 성장하게된 또 하나의 계기인 포장에 관한 에피소드를 제대로 그려내지 못한 것이 아쉽다. 물론 그 부분이 없어도 이야기는 잘 전해지긴 했지만, 그녀의 성장담의 필수요건 중 하나가 없어서 아쉬웠다.
-뻔한 이야기와 결말
이 영화는 이미 시놉시스만으로도 결말을 대개 알 수 있었다. 앞서 이와 유사한 성향의 영화 <말아톤>도 개봉했기에 새로움을 심어주기에는 어딘가 부족했다. 그리고, 그에 대한 기대와 함께 반대로 또 그런 내용이 아닌가 하는 우려와 아쉬움을 낳게 했다. 적어도 보기 전에는 그런 우려가 강했지만, 보면서 그러한 편견은 충분히 벗어버리게 만든다.
허브 를 보고
-나와 부모님에 대해 생각하다
이 영화는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영화다. 영화 속 상은과 그녀의 어머니와의 관계에 있어 보여진 것들은 실제 나와 보무님과의 관계를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어쩌면 영화 속에 보여지던 장면들은 그 모습은 달리하지만, 실제 우리가 겪게되거나 겪었던 적이 있었던 여러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단순히 장애우들에 관한 영화로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부모와 자식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영화라고 본다. 그래서, 영화 속 두사람의 모습에서 나와 부모님의 모습을 연상케 했는 지 모른다.
아마도 영화 보면서 참 부모님에게 효도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더 절실히 하게 만든다.
-그들에 대해 새로운 시선을 제시한 영화
이제껏 나온 장애우를 소재로 한 영화들 역시 좋은 영화들이다. 그동안 나온 영화들이 어떤 면에서 인간극장이라는 방송을 통해 널리 알려졌기에 더더욱 공감을 많이했었기에 영화화 하는데 있어 그에 따른 팬도 영화였다고 본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들과 달리 먼저 관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인이 없던 영화다.
사람은 언젠가는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 앞을 향해 나아가야할 시기가 있다. 물론 이들 역시 가족의 힘이 없이 언젠가는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의 길을 향해 나아가야할 위치에 서야만 한다.
영화 속 차상은이 언제부턴가 스스로의 힘으로 어머니를 보살피고, 바보가 아닌 한 사람으로 성장해 나아가는데 있어 그녀가 보여준 행동이 바로 그들이 사회에 대해 나아가는 모습이며, 우리가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과 같은 것이라고 본다.
평소에 너무나 그들에게 색안경을 끼고 보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내게는 그들에 대한 시선을 나와 동일한 한 사람으로 제대로 봐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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