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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와니와 준하> 아름다운 동거(?) 와니와 준하
white174 2001-11-17 오전 3:30:05 672   [0]
<와니와 준하> 아름다운 동거(?)

1. 순정영화(?) 순정만화(?) 와니와 준하~~

물을 잔득 머금은 붓으로 파스텔톤 물감을 묻혀 하얀 도화지 위에 동심을 그려
나가는 듯한 느낌의 애니메이션으로 시작하는 <와니와 준하>는 "순정 영화" 라는
타이틀에 걸 맞는 순수한 사랑이야기를 그려 나간다..

"수채화풍 삽화체 스타일" 이라는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영화의 앞부분과 뒷부분을
장식하는 이러한 신선하고 새로운 시도는 영화에서 불과 10여분을 차지하는 작은
분량이지만 그 여운과 감동은 영화 전체를 압도한다.

2. 희선, 진모 .... 애니메이터 와니 ♡ 시나리오 작가 준하 로 커플되다.

영화와는 유난히 운이 닿지 않는 김희선.
대표적인 대중적인 스타로써 발랄하고 깜찍함을 트레이드 마크로 브라운관과 TV를
종횡무진하던 그녀가 출현했던 영화들은 하나같이 작품성과 연기력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작년 연예계의 이목을 끈 스캔들로 주춤하며 그 공백 끝에
선택한 <와니와 준하>는 "김희선이 변했다." 라는 입담이 퍼지며 주목을 끌기도
했다. 김희선 그녀가 이젠 20살 초반의 예쁜 외모로 사랑 받던 텔런트에서 연기력과
성품으로 대중에게 지지 받는 26살의 성숙한 배우로 거듭나길 바래본다.

 남자 주인공 준하역에는 신인배우이면서도 여러 장르의 영화에 두루 출연하며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주진모가 맡았다. 올해 9월에 개봉한 <무사>의 "최정장군"으로
호평과 혹평의 중간기점에서 고심하던 주진모의 5번째 선택은 <와니와 준하>였다.

 영화카피에서 그는 "곰인형 같은 남자"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곁에서 듬직하고 조용히 지켜 줄 수 있는 그런 포근한 곰인형같은
 캐릭터의 "준하" 가 된 주진모의 연기를 유심히 관찰해 본다.

3. 동거, 아름다운 동거(?)

"결혼도 하지 않은 남녀가 함께 산다" 는 의미의 "혼전동거"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은
무척 따갑다. 유럽등 서양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동거"가 한국사회에서는 터부시 되는
이유는 아마도 우리의 인식 속에 유교가 깊숙히 자리잡고 있어서 일 것이다.

영화 <와니와 준하>에서 와니와 준하는 동거를 한다.

그러나 미혼인 그들의 동거가 불륜의 항 형태로 보이거나 곱지 않은 시선으로 윤리적인
질책을 할 만큼의 동거로 비춰지지 않는 것은 스토리의 기본구도가 "순정 영화"를
표방하기 때문이다. 개방적인 성문화를 우선시 하는 동거가 아닌 동성친구처럼 오누이
처럼 서로를 보듬어 주는 친밀감을 밑바탕으로 둔 동거이기 때문이다.

 <와니와 준하>는 첫사랑의 상처를 가슴에 안고 살아가는 와니를 조용히 토닥여주는
준하의 손길에서 "우리도 그들의 상황에 선다면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겠다" 라는
동질적 감정이입의 흐름이 섬세하게 표현되었기에 순정 영화의 동거로써 그 빛을 잃지
않았다.

4. 이복동생과의 사랑...
  그 진부성과 순수성 사이에서...

 와니의 첫사랑은 이복 남동생 "영민"이다.
 이복 남매간의 사랑은 소설이나 영화를 통해서 많이 접해왔기에 진부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인물의 직접적 대면을 통한 사랑이 아닌 문득문득 남동생과
연관된 소재와 인물을 통해 추억하게끔 하는 회상씬은 현실보다 더욱 생생하게 느껴졌다.
전화로 통화를 하고 있지만 바로 눈앞에서 대화하는 듯한 장면과 남동생과 함께 했던
시간이 담긴 물건에 대한 애착에서 여전히 가슴에 묻어둔 한 사람의 그늘을 지우지 못한
와니의 가슴앓이를 읽을 수 있었다.

 나는 와니와 영민의 사랑에서 순정 만화와 같은 느낌을 받았다.
 사랑해서는 안 될 사람을 사랑한 여주인공의 애절하고 가슴 아픈 사랑은 순정 만화의
필수 요소이고 이루어 질 수 없었기에 떠나야했던....
그리고 표현하지 않았기에 아름다웠던...
이곳에 순정만화의 필수 공식들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

 어찌보면 통속적이고 드라마틱의 극치 일 수 있지만 순정영화 이기에 받아들여짐은
어쩔 수 없지 않겠는가.....

5. 와니의 사랑... 준하의 사랑...

와니의 사랑은 침묵이다.
상처가 커서 일까?
또 다른 사랑이 그 공허감을 메워주기엔 턱없이 모자라 보이기도 하지만...
상처는 아무는 법....
와니의 두 번째 사랑이 조용히 다가온다.
그리고 마음을 연다... 준하에게로.

준하의 사랑은 TV이다.
옛 추억으로 가득찬 그녀의 집에서 그의 것은 없다. 옛사랑을 추억하게 하는
수많은 물건 사이에서 그는 헌 TV를 치우고 새 TV를 들여놓는다.
밤에 혼자 들어오는 그녀가 무서워 할까봐.. 예약으로 TV를 켜 놓는 세심하고
따스한 남자 준하..
오늘은 TV 하나로 시작한 것이다.
내일 새로운 그 무언가가 그녀의 집에 들어올지 모른다.

마치 봄비소리를 들으며 예쁜 순정 만화 한편을 읽은 듯한 느낌이 든다.
애니메이션과 순정 영화와의 상큼한 만남...
아직도 여운이 채 가시질 않았다.... 와니 ♡ 준하


(총 0명 참여)
jhee65
아름다운 동거(?)   
2010-09-15 18:40
1


와니와 준하(2001, Wanee & Junha)
제작사 : 청년필름 / 배급사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공식홈페이지 : http://www.wn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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