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센트>는 스코틀랜드에서 래프팅을 즐기는 한 무리의 여자친구들을 비춘다. 그들은 행복하고, 대담하고, 모험을 즐기는 여자들이다. 그러나 돌아오는 길에 주인공 사라의 남편과 딸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그리고 사라는 정신적인 충격을 받는다. 그로부터 1년 뒤, 사라를 위로하기 위해 모인 여자친구들은 광활한 애팔래치아 산맥의 동굴 탐험에 나선다. 그리고 본격적인 비명의 롤러코스터가 시작된다. 먼저, 좁다란 동굴의 입구가 무너져내린다. 여자들은 미로처럼 얽혀 있는 동굴을 헤쳐나가 또 다른 입구를 찾아야만 한다. 입구를 찾아 헤메는 도중 그들은 자신들의 존재 외에 다른 존재가 동굴에 있음을 알게 된다. 수만년 동안 동굴 속에서 진화해온 인간형 포식자들이 그들을 신선한 식량으로 사냥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제 동굴속에 갇혀 입구를 찾아 헤메는 여성들과 그들을 사냥하는 존재들의 대결 속에서 살아남는 자는 누구일까...
<디센트>는 사전적 의미 그대로의 호러영화(무서운 영화)다. 감독인 닐 마셜은 관객을 좌석 아래로 끄집어내 끊임없이 하강(Descent)시키는 데 전념한다.
특별한 CG도 없이 영국 파인우드 스튜디오에서 만들어진 <디센트>는 닐 마셜의 데뷔작인 <독 솔져>를 떠올리게 한다. . 저예산의 화면을 고어와 코미디로 버무린 <독 솔져>에서는 일단의 군인들이 늑대인간들에 의해 오두막에 갇혀 사투를 벌인다.
하지만 <디센트>에서는 B급 영화적 유머는 흔적도 찾을 수 없다. 감독이 말하는건 <디센트>의 힘은 시종일관 장르의 법칙 속에서 정공법으로 밀어붙이는 데서 나온다.
더욱 음미할 만한 것은 <디센트>가 관객과 벌이는 심리적 줄다리기다. 닐 마셜은 주인공들의 몸에 지닌 조명만으로 영화를 전개하며 폐소공포증을 유발하고, 여자들의 우정이 생존 본능과 과거의 트라우마로 인해 무너져내리는 과정을 매정하게 묘사한다.
아무래도 영국이라는 섬나라에 갇혀서 자라온 감독은 영화에서도 왠지 폐쇄적인 공포를 다루는데에는 아주 익숙한 것 같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답답함을 없앨 수 없었다. 영화 내내 밝은 조명이 나오는 경우는 초반에 잠깐... 나머지는 주인공들이 비추는 랜턴 불빛에 의해 나타나는 제한적인 화면이다.. 하지만 오히려 무서운 괴물이 튀어나오거나 귀신이 나오는 영화 보다 이렇게 은근한 불빛으루 무언가를 감추는 영화들이 오싹하다.
이 영화 간만에 제대로 무섭게 본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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