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 도중 향후 10분 정도의 줄거리는 누구라도 예측이 가능하다. 더 똘똘한 사람이라면, 영화를 보기도 전에 예고편만 보고도 모든 줄거리가 말 그대로 "느껴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본다면 그것은 "웃기"위해서 일 것이다.
하지만, 그 엄청난 매진의 행렬에도 불구하고 난 라이방의 10분의 1도 웃지 않았다. 주말 요금 8000원이나 내고 봤는데..
내가 영화를 비평하는 조로 팔짱을 끼고 보는 인간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난 '단적비연수'를 보면서도 이윤진이 애닲아서 대성통곡을 한 인간이다. 남들이 비난하는 조폭마누라를 보면서도 무쟈게 웃었다. 난 영화를 보는 순간만큼은 감독이 의도하는 대로 그냥 따라가 주는 인간에 가깝다. 좋은 영화든, 나쁜 영화든...
근데 안 웃겼다. 감독이 의도하는 바가 뒤죽박죽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웃기기 보다는, 불교의 깊은 도를 가르쳐 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든 스님들이 스님답지 않았다. 그렇다면, 불교의 깊은 도를 비웃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자못 진지했다.
웃음을 주기 위해 스님들이나 조폭들의 성격을 그렇게 설정했겠지만, 웃기기에는 반전이 너무 없었다(최소한 조폭마누라의 결말 부분이나, 킬러들의 수다 정재영의 "떡 잘먹었다"와 같은 부분은 걸작이다)
3천배를 하는 도중 스님들이 서로 쳐다보며 웃는 장면은 짜증스러울 정도였다. 그 무슨 어린시절 명랑만화에나 나올 듯한 장면인가..
단호히 말하고 싶다. "재미없다" !! 차라리 타조알을 주연으로 2탄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