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생각보다 아주 잘 영글어지게 만들어진 영화라는 평을 내리고 싶다. 리메이크작이지만 원작3부작을 다 본 나로써도, 2시간 15분이라는 긴 러닝타임동안 딴생각 못하게 영화에 다시금 빠져서 보게 만들었던 그 압박감.
리메이크라서 덜 떨어진다 뭔가가 빠졌다라는 말은 하고싶지 않은 영화다.
이 리메이크작의 제목이 무간도(Infernal Affairs)가 아닌 디파티드(The Departed)인 이유.
원작에서는 1편에서 유덕화가 살아남음으로써 (굳이 표현하자면) 악이 승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는 그 모든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로써 평생 정신적인 트라우마를 가지고 살게될 것임을 암시하였다. 그야말로 살아있는 현실에서의 생지옥, 영원히 계속되는 '무간지옥'에서 살것임을 나타낸 1편은 그 제목에 매우 걸맞는 여운과 임팩트를 남기면서 끝냈다.
리메이크작인 이 영화에서는 몇가지 사소하지만 중요한 코드를 추가하면서 원작하고의 다름을 추구했다고 한다. 유덕화에 해당하는 맷 데이먼마저 죽음을 당함으로써 사건에 연루된 중요관계자들은 거의 모두 고인이 되었다. (The Departed)
어떻게보면 미국적인 결말을 이끌어낸것일수도 있고, 원작처럼 속편을 만들지않겠다는 다짐일수도 있다.
원작의 여운은 확실히 동양적인 것이었다. 리메이크작은 확실히 마피아적인 부분에서의 느와르와 재미를 압축시켰다.
보면서도 전체적으로 거의 흡사했지만 보고나서의 느낌은 확실히 달랐다. 제목부터가 자기는 원작하고 다르다고 말하고 있는 영화다.
재미있게 보고나서도 흐뭇해지는 점은, 이만한 스토리와 아우라가 있는 원작이, 비록 우리나라는 아니지만 아시아의 국가에서 만들어졌다는 점이었다. 몇백억의 돈을 투자하는 할리우드의 영화가 이 영화를 보면서는 그다지 부럽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