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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관한 이야기? 가족에 관한 이야기? 사랑할때 이야기하는 것들
songcine 2006-12-04 오후 9:49:41 1319   [4]

 

 

그 男子 인구...
약국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냥 조그마한 약국인데요.
정수기 필터, 칫솔도 팔고요.
얼마전에는 손님에게 술을 줬습니다.
약국에서 무슨 술이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처음에 그녀를 처음 본 것이 편의점이었지요.
장애를 가지고 있는 저의 형이 그녀에게 다가와서 활주로 테이프가 있냐고 뜬금없이 물었죠.
당연히 있을리 만무하고 거듭 죄송하다고 사과를 했죠.
그리고 나서 술깨는 약을 주고, 다음에는 잠이 안온다고 수면제를 여러개 달라고 하길래 운동을 하던가 술을 마시던가하고 권유를 했지요.
그러더니만 제가 가지고 있는 술을 달라고 하더군요.
전 그런 생각을 합니다. 이제 나에게 사랑이 다시 돌아왔구나.
사랑하는 여인이 있었지만 형 때문에 결혼에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그녀를 만났습니다만 여전히 형이 자꾸만 걸립니다.

그 女子 혜란...
전 동대문에서 옷을 팔아요.
메이커 옷인데... 사실은 가짜 명품, 그러니깐 짝퉁을 디자인하고 파는 사람이라는 것이죠.
구짜, 구라다 등의 제품을 파는데 덕분에 유치장 신세도 많이졌고요.
그런데 자꾸 제가 이 짝퉁에 메달리는 이유가 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저에게 위대한 유산을 남겨주셨기 때문이죠.
저희 아버지는 돌아가시면서 많은 빚을 남기고 돌아가셨어요.
파산신청 같은 것을 하고 싶은데 생각 뿐이고, 동생은 아이를 가졌으니 저보다 먼저 시집을 가겠다고 하더군요.
어머니는 매일 요가 학원에 가서 땡칠이처럼 혀만 내밀고 계시고요.
잠이 오지 않아 약국을 갔는데 그 남자를 만났습니다.
그와 사랑하고 싶지만 아버지 빚이 먼저입니다.
제가 다니던 초등학교에는 매일 저녁 5시만 되면 '즐거운 나의 집'이란 노래가 흘러나오고 아이들은 집으로 돌아가곤 했어요.
언젠가 그 노래를 다시 듣고 싶어요. 그 학교에서 말입니다.

 

사랑은 항상 많은 벽에 시달린다.
누가 자꾸만 콘크리트 벽으로 사랑의 장애물을 만드는 것 같다.
'박하사탕'의 조연출 출신의 변승욱 감독의 장편 데뷔작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은 기구한 운명을 가진 두 남녀의 이야기이다.

두 사람 모두 사랑에 대한 아픈 기억을 가지고 살아가며 돈과 가족문제에 고민하는 사람들이다.
이 영화는 두 사람의 갈등을 가족이라는 소재를 첨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시종일관 따뜻하게 그려질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하지만 이 영화의 단점이라면 왜 베드신이 등장했는가라는 의문이다.
인구의 전 애인과의 베드신이 나올뻔하고 바로 같은 모텔에서 혜란과의 베드신이 나온다.
그리고 멀리 여행을 떠난 텐트에서까지 그들은 사랑을 나눈다.
그런데 차라리 가족의 정과 사랑에 초점을 맞췄더라면 이 영화에서 베드신은 필요하지가 않다.
오히려 있는게 거추장스럽다고 봐야 한다.

또하나 이 영화의 제목인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은 남녀간의 사랑을 이야기하지만 나는 이 영화가 인구와 혜란의 사랑 이야기가 핵심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깐 이 영화의 제목으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구의 형인 인섭과의 갈등이라던가 혜란의 동생 미란과의 대립문제 등 이들이 사랑을 하는데 방해 요소가 등장한다.
하지만 이 영화의 결말이 '사랑을 선택했는가'라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다.

인섭과 인구가 등산을 하고 혜란이 자신의 모교를 방문하는 장면에서는 이 영화는 남녀의 사랑보다는 가족간의 사랑을 더 중요시 여기는 것처럼 보인다.
나혼자 그렇게 느낀다면 나는 비정상이겠지만 모두들 나와 같은 생각을 한다면 감독은 관객들의 설득에 실패한 것이 된다.
(설득이라기 보다는 어느 족에 초점을 두었느냐에 대한 문제라고 이야기해도 무방하다.)

한석규와 김지수의 만남은 참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한석규의 경우를 보면 과거에 비해 정말 흥행불패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흥행성적은 좋지 않다.
내가 볼 때 그는 작품을 고르는 스타일이 변하지는 않았다고 본다.
다만 관객들이 스타일이 변했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김지수의 경우 '가을로' 다음으로 다시 또 멜로를 하였다. 하지만 멜로보다는 좀 경쾌하게 가려고 나름대로 노력을 한 것 같다. 그녀의 이미지로 볼 때 푼수연기는 불가능해 보이지만 이 작품에서 절반의 푼수연기는 가능하다는 생각도 조심스럽게 해본다.

한석규와 김지수 만큼이나 중요한 배역은 역시 인구 형 인섭 역을 맡은 이한위이다.
그가 조연이나 감초 연기를 맡은 것들을 생각할 때 세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주연급 조연이라는 점에서 전작과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이한위는 드라마 '학교'에서 체육선생 역으로 내 눈에 띄기 시작했지만 그는 '계절 4부작'으로 알려진 윤석호 PD의 아주 오래전 작품(시트콤 '합이 셋이요')에 출연한 것이 그의 연기 인생의 시작이었다.
런닝바람으로 담배나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 것 같은 분위기의 친근한 아저씨 인상이 강한 그는 정말로 영화에서도 많은 인상깊은 케릭터에 출연을 하였다.
이번 작품에서 장애 연기를 하는것이 힘들었다고 이야기하는 그이지만 모처럼 그가 맡은 역할은 웃기다기 보다는 보기에 안타까운 인물이라는 생각이 더 들었는데 그만큼 장애인에 대한 모습을 연구하고 노력하여 연기에 적용시킨 그의 모습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영화의 OST도 사실 참 인상적인데 앞에 이야기한 '활주로'의 노래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의 경우 실제로도 이 음반은 구하기가 힘든 음반으로 알려져 있다.
그것도 그럴것이 1980년대 팀이고 그 후 이 팀들은 '송골매'로 이름을 바꾸어 활동을 했기 때문에 쉽게 기억하는 사람은 기억하겠지만 나와 같은 젊은 세대는 통 모르는 음악일 수 밖에 없다.
인터넷의 스트리밍 서비스나 mp3(P2P)로도 들을 수 없는 음악이라 이 음악의 가치는 의외로 높다.
그리고 영화 속 혜란이 그렇게 듣고 싶어하던 외국 동요 '즐거운 나의 집'도 이 영화에서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엔딩에서의 '즐거운 나의 집'은 감동보다는 그냥 미소정도만 지을 수 없는 뭔가 부족했던 노래였던 것 같다.

또하나의 재미있는 점은 이 영화의 PPL이다.
인구가 일하는 곳이 약국이다.
그렇다보니 다양한 약들이 등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이 영화의 PPL들은 하나같이 '내 이름(약 이름)을 불러줘~!'라고 외치는 것처럼 보인다.
'신신파스', '아로라민 골드', '박카스' 등등 말이다.
미워할래도 미워할 수 없는 PPL들이다.

이 영화를 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 영화의 결말은 그렇게 해피하지 않다.
그러니깐 이 들은 아직도 사랑에 대해 고민중인 '현제 진행형' 결말이다.
돈과 가족이라는 무시할 수 없는 고민들을 어떻게 넘겨서 그들이 사랑을 나눌지 궁금해진다.
정말 그들은 서로를 그리워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그런데 정말로 이 영화 제목 누가 지은 거지?


(총 0명 참여)
ranalinjin
정말 현실적인 영화였죠ㅋ   
2007-12-21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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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때 이야기하는 것들(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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