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사실 거대한 제작비를 가지고 영화를 만드는 통에 계절에 상관없이 많은 블록버스터들이 개봉을 해서 ‘이 계절엔 이런 영화를 개봉해야지…’ 하는 틀이 깨지고 있다 가을에 제법 어울릴만한 멜로물의 계절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멜로적 성격을 띤 영화들은 몇 편 꼽을 수 없다 어느 계절이건 다양하고 풍부한 영화들이 심심찮게 만나기 때문이다
가을이다 갑자기 차가워진 바람에 서로의 연인들을 찾게 되고 주변의 연인부터 생각나게 하는 계절 가을… 그러다가 사랑에 빠지고 결실을 이루는 계절이 가을이란 계절의 묘미가 아닐까 한다 너와 나 사이를 좀 더 은밀히 연결시킬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해 주니까…
더 넥스트 베스트 씽 - 내 가장 친한 친구가 게이인데 난 그 사람의 아기를 가졌다 과연 난 어떻게 해야 할까? 영화는 이처럼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물 답게 하나의 사건구도를 잡아 놓고 애기를 펼쳐간다 그러면서 둘 사이에 생긴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생기는 문제들을 자연스럽게 풀어간다 예전 같으면 이런 영화의 내용 따위는 분명 영화심의에서 재심 아니 삼심을 가서도 통과하기 어려우리라 생각을 하건만 이런 점에선 영화계에서도 많은 발전을 한거 같다는 느낌이 든다 하여간 영화의 70%까지는 정말 간간히 웃음도 띄어주고 점점 흡입하는 묘한 기분을 느꼈는데 뒷부분으로 가면서 점점 흐지부지 막을 내리는 듯 급하강선을 타고 말았다 처음엔 분명히 연인으로 비중을 실었는데 뒤로 갈수록 아이의 양육권 문제에 더 열을 올리고 남녀간의 사랑애기에 초점을 맞춘 건지 아님 가정애를 부추기려 했던 건지 갑자기 낙하산을 딴 모습이다 게다가 영화에서 아이의 양육권 문제로 판결까지 가서 일종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부분에선 다소 어색하고 억지스런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했다 결국 영화는 용두사미가 되버렸고 요즘 유행하는 한 개그프로의 허무개그식의 영화를 본 듯 했다 하지만 하지만 분명 이 영화에도 볼만한 점은 있다 비록 끝이 좀 시시해서 그렇지 여전히 매력적인 냄새를 풍기며 섹스어필하고 있는 마돈나의 생기있는 모습도 (나이가 들었음에도 어찌나 섹시한지~~~ 역시 마돈나는 짱이야!!!) 그리고 상대역인 루퍼트 에버렛의 게이 연기도 정말 훌륭히 잘 해냈다 둘의 부부사이 연기 정말 잘 어울리던걸~~ 또 한가지 빼놓을 수 없는 이 영화의 OST… 전에 이 영화가 나오기 전에 내가 정말 좋아해서 많이 따라 불렀던 노래 ‘ American Pie’, ‘Time stood Stil’ 의 음악은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이 영화적 분위기와 너무도 잘 어울리는 듯…
이제 더 이상 게이나 트랜스젬더의 영화계 출연은 이례적인 일이 아닌 거 같다 아니 아니다 가장 가까이서 같이 느끼고 숨쉬는 그저 한 사람으로 보여질 뿐 다르게 보이지 않는다 그들도 그냥 동등한 한 인격체로 자리매김 하는 거 같아 보기가 좋다 비록 영화속이지만 지금 하나 둘씩 나오고 있으니까….
사실 이 영화가 끝나고 나서 한참동안 자리에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었는데 그 중 한가지는 앞서 애기했던 것처럼 음악이 너무 좋아 음악을 듣기 위해서 였고 또 하나는 너무 허무했기 때문이다 ‘정말 이게 끝이란 말인가… 더 있을텐데….’ 거기서 그냥 엔딩장면이 올라가는데 그 기분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 깊어가는 가을에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물을 원한다면 이 영화 어떨까??? 아쉬운 점도 없지 않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가을인데 한번 봐줘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