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이 영화를 두고 장진 감독이 뛰어난 문화 기획자인 점은 증명하고 있지만, 뛰어난 감독인지는 증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을 했다.
전적으로 수긍하면서, 장진 감독의 작품은 무엇보다도 사회의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있어서 좋았다. 그런데 이 작품엔 없다.
장진 감독의 작품에선 엉뚱한 유머가 극의 흐름에 매우 독특한 즐거움을 준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나타나는 엉뚱한 유머-극의 흐름과는 별로 상관이 없는 엉뚱한 유머가 이전 작품들과는 달리 극의 몰입을 방해하고 짜증이 났다. 왜 그럴까? '킬러들의 수다' '간첩 리철진' '아는 여자' 등 이전 작품들의 유머 역시 극의 흐름과는 상관없이 진행됐지만 짜증이 아니라 오히려 그게 장진의 매력, 장진 영화의 특징 또는 장점으로 꼽혀왔는데.
이전 작품들과 달리 '박수~'는 극의 흐름이 빨라야 살 수 있는 영화였다. 엉뚱하게 옆으로 샐 수 없는 영화였다. 왜??? 영화 초반부터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는 도대체 정유정을 누가 죽였으며, 왜 죽었는지를 알아야 하는 게 지상과제로 등장했으니깐.
극중에서 차승원은 신구에게 왜 죽었는지가 궁금한지 누가 범인인지가 궁금한지를 물어봤지만, 둘 중의 머든 빨리 알고 싶어하는 게 모든 관객의 희망사항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 판에 이야기와는 상관없는 엉뚱한 유머라니. 빨리 답을 보고 싶은데, 자꾸 돌아가니깐 보는 사람이 짜증이 날 수밖에.
그렇다면 이전 작품들은???? 극의 흐름을 빨리 가져가 무엇인가를 빨리 알아야 하는 영화가 아니었다. 우리는 이미 영화의 결말이 어떨지를 대게는 알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야기 흐름상 관객은 장진의 유머를 수용해줄만한 여유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돌아가더라도 굳이 문제삼지 않았던 것이다.
어떻게 보면, 최근작 '거룩한 계보'를 아직 보지 못했지만, 여러 평가를 볼 때, 장진 영화의 장점은 영화의 사이즈가 커질수록 빛을 잃는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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