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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은 충분한 보상 누가 그녀와 잤을까?
kharismania 2006-11-12 오전 4:01:42 5263   [10]
학창시절을 건너는 미숙한 청소년들은 물음표의 언덕을 넘어가는 것과도 같다. 성(性)이란 환타지역시 그 물음표에 찍히는 타이틀이다. 굵어지는 머리만큼이나 왕성해지는 호기심이 욕구로 발현되며 도색비디오를 통해서나마 그 호기심을 충족시켜보기도 하는 첫경험의 시절이기도 하다.

 

 호르몬 분비가 왕성해지며 성징기의 시절을 지나는 아이들은 신체의 발육에 따라 성의 구분이 확연해지는 경험을 접한다. 그리고 신체의 변화만큼이나 왕성해진 본능적 욕구와 대면하는 남사스러운 경험담도 발생할 수 있다. 변화라는 과도기 안에서 정착하지 못한 감정적 성숙도는 떄론 엇자라나는 충동적 욕망과의 충돌을 경험하게 한다.

 

 학창시절의 성적 판타지라면 '몽정기'가 떠오른다. 어린 학생들의 왕성해진 성적 호르몬의 분비와 맞물리는 미성숙한 호기심에 성장이라는 과제를 잘 풀어낸 이 작품이 상기되는 것은 단지 소재 그 자체에서 기인하는 바도 크지만 몽정기의 조감독이라는 김유성 감독의 필모그래피 덕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양상이 조금 다르다. 그 시절의 중학생들이 순진무구했다면 이 시절의 고등학생들은 되바라짐 그 자체다. 이미 어른못지 않게 자라버린 아이들은 미모의 교생을 보고 붉어진 얼굴을 감추기는 커녕 오히려 노골적인 유혹의 시선을 보낸다.

 

 그렇다. 일단 이 영화는 성장이라는 클리셰는 대입하려 하지 않는다. 성장드라마라는 공식이 제외된 학생들에게서 보이는 것은 성적 판타지가 아닌 짙은 섹스 코미디의 공식이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건 '섹스'와 '코미디'의 밀도차이다.

 

 시작부터 영화는 이미 남사스러운 제목처럼 불순한 호기심을 던진다. 교생이 학생과 잤다! 그리고 그 범인은 취조중이다! 과연 그 자식은 누구? 중요한 건 여기서 잤다라는 행위가 아닌 행위를 취한 이에 대한 궁금증이다. 그것은 하나의 상징적 행위이기 때문이다. 동일한 나이안에서 범하기 쉽지 않은 꽃을 꺾었다는 불순한 남성적 경외감. 그것이 어린 학생들의 어설픈 성숙의 증거이기 때문이다.

 

 불순한 동기를 관객에게 물린 영화는 일단 그 동기의 추적을 풀어낸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눈에 띄는 것은 불순한 동기에 대한 추적의 시나리오보다도 동기가 충만해진 이야기를 활용한 캐릭터들의 코믹 퍼레이드이다.

 

 일단 이 영화가 추구하는 것은 웃음 그 자체이다. 제목 끝자락에 떨어진 의문부호가 던지는 의구심의 미약함을 배제하게 만드는 것은 시종일관 웃음을 충족시키는 상황의 연출이다. 특히나 비전문배우 출신인 이혁재나 하동훈의 연기는 코믹 그 자체에 맞아떨어지는 전략적 말과 같다. 나이에 걸맞지 않는 박준규 역시 마찬가지다. 또한 카메오로 출연하는 많은 배우들 중 신현준과 김원희의 애드립 성 연기는 비중에 비해 웃음의 농도가 짙다.

 

 물론 단순한 이야기의 열악함과 설정적 유치함이 드러나는 것은 하나의 단점이지만 그 단점을 극복하는 것은 상황을 연결하는 웃음의 유발이다. 노골적인 수위의 제목을 통해 발견되는 것은 성적인 소재를 취하겠다는 의도일 뿐이다. 그리고 정작 그 의도가 백업하는 것은 우스꽝스러운 상황으로부터 연발되는 웃음의 발견이다.  

 

 결말은 이 영화의 제목이 의혹을 부르는 도구에 불과했음이자 맥거핀의 효과를 의도한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은 스토리의 구색을 맞추는 작업에 불과하다. 또한 얼떨결에 따라붙는 어색한 교훈담의 침입도 적절하지 못한 부록이다. 별볼일 없는 이야기를 보상하는 것은 캐릭터들이 만들어가는 웃음의 작업이다. 솔직발랄하기보다는 가증스러운 성적 대담함으로 해석되나 노골적인 솔직함이 그리 미워보이지는 않는다. 그로부터 발산되는 웃음의 기운도 매력적이다.

 

 영화의 의도와 어울리는 웃음 수위는 다소 황당할수도 있는 이야기의 구색을 보상한다. 무엇보다도 눈부신 외모에 의해 눈 감아주고 싶어지는 김사랑의 어색한 연기처럼. 물론 이는 남자들에게만 부과되는 어드밴티지다. 불순한 발상에서 건진 웃음마저 불순하지 않다. 또한 그 불순했던 발상마저 뜬소문처럼 입닦아버리는 영화의 태도도 얄밉지 않다. 의도했던 그릇의 크기에 적절한 음식을 담아낸 작품의 모양새는 적당히 웃어주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맛깔스러움이다.

 

                                      -written by kharisma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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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웃겨주시는 센스가 있는~~~~~~~`   
2006-11-21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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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그녀와 잤을까?(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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