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페넬로페.. 그녀의 감성 귀향
youjotta 2006-11-07 오후 8:52:32 924   [3]

 

향수로 알려져 있는 ‘노스탤지어’(nostalgia)라는 말은 사실 여러 뜻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고향에 대한 그리

움’이라는 의미로 주로 쓰이지만 ‘부재하는 것의 고통’,또는 ‘알지 못하는 것의 아픔’을 뜻하기도 한다. 사라져 없어

진 것에 대한 닿을 수 없는 그리움,노스탤지어의라는 말은 상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강하게 내포한다.

 

언제라도 되돌아가고 싶은 공간,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돌아갈 수 없는 공간에 대한 그리움으로 환유되는 아이러

니. 어쩌면 향수란 그 모순 속에서 더 간절해지는 것일 지도 모른다. 아마도 어머니라는 존재도 그럴 것이다. 요나

콤플렉스나 자궁 회귀 본능과 같은 심리학과 정신분석학 용어는 ‘어머니’가 강한 향수를 자아내는 존재임을 암시

한다. 돌아가고 싶지만 돌아갈 수 없는 인간의 근원적 고향,그것이 곧 어머니인 셈이다.

 

페드르 알모도바르 감독의 신작 ‘귀향’은 이러한 맥락에서 향수와 어머니가 왜 늘 동시에 떠오르는지를 잘 보여준

다. 노스탤지어라는 단어가 선명히 각인될만큼 제목은 ‘돌아옴’을 환기시킨다. 과연 어디로,그리고 누구의 귀환이

란 말인가?

 

돌아온 자는 바로 어머니다. 주목할 만한 것은 그 어머니가 이미 죽은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환상과 현실이 뒤섞인

마법적 공간을 조형하는 데 탁월한 스페인 영화의 전통을 입증하듯 ‘귀향’ 역시 초월적 존재를 현실의 공간 속에

융해해낸다. 산 사람인지 아닌지 분명치 않은 상황 속에서 관객이 발견하게 되는 것은 ‘엄마’라는 존재의 유별난

친근성이다. 그러니까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온다 할지언정 무섭지 않을 단 한 사람이 바로 ‘엄마’인 것이다.

 

영화 ‘귀향’의 힘은 돌아온 사람이 엄마이기 때문에 그가 유령인지 아닌지는 중요치 않다는 그 발견에서 비롯된다.

중요한 것은 다시 볼 수 없었던 엄마가 돌아온 것,그 자체이다. 이 과정 속에서 맏딸 라이문다는 가슴 속 깊이 간직

해왔던 엄마에 대한 미움과 자신에 대한 혐오를 씻어내게 된다. 엄마가 된 라이문다가 딸을 위해 희생하면서 그제

서야 엄마를 이해하는 과정은 세상의 절대적 원리로서의 모성을 다시금 생각케 한다. 할리우드 영화 제작 공정 속

에서는 특유의 미를 채 발산하지 못했던 페넬로페 크루즈는 모국어의 세계로 귀환해 그 어떤 작품에서보다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다. 특히 어머니에게 배운 ‘귀향’이라는 노래를 부르며 눈물짓는 모습은 두고 두고 기억에 남을 만하

다.

 


(총 0명 참여)
1


귀향(2006, Return / Volver)
배급사 : 씨나몬(주)홈초이스
수입사 : 씨나몬(주)홈초이스 /
공지 티켓나눔터 이용 중지 예정 안내! movist 14.06.05
공지 [중요]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안내 movist 07.08.03
공지 영화예매권을 향한 무한 도전! 응모방식 및 당첨자 확인 movist 11.08.17
78249 [귀향] 간단리뷰 (5) gion 10.01.13 1129 0
51865 [귀향] 너무나 매력적인영화 (1) ex2line 07.05.09 1901 2
51477 [귀향] 귀향 francesca22 07.04.29 1249 3
50239 [귀향] 모성의 힘과 여성 연대.... (2) ldk209 07.04.07 1708 12
49041 [귀향] 여성들의 시선으로 본 이해와 화해, 그리고 돌아감 mansoledam 07.02.28 1281 6
44742 [귀향] 왜 돌아가고파 할까? (2) salgupark 06.12.08 889 4
44279 [귀향] 내가 좀 후한가? ㅋ park2182 06.11.24 766 3
44058 [귀향] 페넬로페 크루즈~~ 예찬 filmost 06.11.21 961 7
44007 [귀향] 어머니에 관한 끈임없는 이야기 chati 06.11.19 820 0
현재 [귀향] 페넬로페.. 그녀의 감성 youjotta 06.11.07 924 3
43400 [귀향] 귀향~ (1) duck7717 06.11.01 863 2
43357 [귀향] 여자.. whgytjs18 06.10.31 942 2
43042 [귀향] 자신의 딸을 겁탈 junetomato 06.10.23 1055 5
40822 [귀향] 슬픔의 상처가 이겨내고 노력해 나가는 그녀의 모습에서 kkuukkuu 06.10.07 1006 4
40286 [귀향] 귀향 fightergo 06.10.05 927 3
40038 [귀향] 페넬로페 크루즈의 연기가 물이 올라간다는 느낌이 든다. kukuku77 06.10.04 948 6
39913 [귀향] 오랫만에 돌아온 알모도바르의 영화 hothot 06.10.04 951 4
39284 [귀향] 모든 것들이 의문 투성이 이다 bgo1225 06.10.01 910 1
39199 [귀향] 추천하고 싶은 영화. eli55 06.10.01 1048 2
39022 [귀향] 상처를 끌어안고 살아가는 이 시대의 어머니와 그녀의 딸들 kkuukkuu72 06.09.30 909 6
38275 [귀향] 코믹+공포+드라마의 절묘한 조합 (1) maymight 06.09.15 1062 4
38216 [귀향] 어머니로부터, 어머니에게로 jimmani 06.09.13 1055 1

1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