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딸을 겁탈하여 손녀이자 배다른 딸을 가지게 했던 남편을 용서하지 못해 화재로 인해
재로 만들어 버린 늙은 엄마는 죽기를 각오하고 숨어든 언니의 집에서 치매에 걸린 언니를
보살피느라 3여년의 시간동안 유령처럼 살아온 후, 언니의 장례식이 끝나자 둘째 딸네 집에서
큰 딸의 용서를 비는 날을 기다리며 살아간다.
자신을 강간할려는 의붓 아버지를 칼로 찔러 죽인 14살짜리 소녀는 왜 자신이 외할아버지를
많이 닮았다는 소리를 듣는지, 왜 죽으면서 아버지가 자신은 친아버지가 아니라고 했는지,
또 외할머니는 왜 엄마를 만나기를 꺼려하는지.. 이 모든 것들이 의문 투성이 이다.
하지만, 이런 사연들은 유령이 되어버린 살아있는 어머니와 살아남으려고 있는 힘을 다하는 또 다른 어머니인 큰 딸과의 대화에서 함께 융화되고 이해되어 버린다.
그리하여 왜 다시 외할머니가 유령으로서 또 다른 어머니의 딸인 아픈 이웃을 돌보게 되는지...
왜 십여년을 떨어져 지낸 큰 딸 라이문다가 이제와서 어머니가 그립고 나에게도 엄마가 필요하다고 하는지... 모두 모두 다 자연스럽고 안스러우면서 어느 덧 보는 이에게 그렇게 이해되어 버린다.
각자 나름대로 살아가는 방식과 삶의 의미가 있듯이 우리의 어머니에게도 그러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영화의 앤딩장면을 보면서 떠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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