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기대를 모았던 <가을로>는 유지태, 김지수, 엄지원등 비교적 젊은 연기자이지만 영화쪽에서 상당한 내공을 쌓은 연기자들이 주연한 작품이기에 그 기대치가 높았던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 <가을로>는 촉촉한 멜로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현우는 대학시절 사귀던 약혼녀 민주를 삼풍 백화점 사고로 다른 세상으로 떠나보내고 만다. 그리고 그는 현직 검사가 되어서 바쁜 사회생활을 하고 있지만 10년이 넘도록 현주를 잊지 못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리고 어떤 사건에 휘말려 그는 정직 처분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는 민주의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신혼여행이라 쓰여진 노트에 나와 있는 여행지를 따라서 자신만의 가을 여행을 떠난다.
영화 <가을로>는 상당히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영화이다. 화면 가득히 수 놓은 영화적 색감이나 배경은 이 가을의 향수와 100%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민주와 현우, 그리고 여행길에서 만나게 된 세진등의 인과율적인 관계를 상당히 여운적이면서도 함축적인 의미를 담아 스크린속에 표현해내려고 노력했다. 결국 영화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현재를 통한 미래를 수려한 가을 배경과 어울리는 화면으로 정감 있게 표현하려고 노력한 것이 감독의 가장 큰 의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감독의 의도는 엄지원이 연기한 세련의 돋보이는 연기로 어느 정도 탄력을 받고 있는 작품이라고 평가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분명 이런 좋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가을로>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가을에 어울리는 정감 어린 배경과 연기자들의 좋은 연기에도 불구하고 감독이 그렇게 표현하고 싶었던 주제의식이 영화에 제대로 표현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아름다운 배경화면과 연기자들의 모습외에는 영화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가 무엇인지 혼란스러움에 빠질 수도 있다. 특히 김대승감독이 앞에 만들었던 캐릭터성이 상당히 강한 영화 <혈의 누>와 비교해보면 영화 <가을로>는 상당히 아쉬운 캐릭터들로 가득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주제의식이 불분명하게 관객들에게 전달되다보니 영화속에서 보여주는 아름다운 가을을 배경으로 한 화면 역시 상당히 영화적 전개와 어울리지 않게 지루해 보일 수 있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결국 영화가 보여주고 싶어하던 영화적 주제와 영화 캐릭터가 맞아들어가지 않으면서 영화는 다른 길로 표류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 이렇게 표류한 주제의식은 연기자들의 공들인 연기마저도 영화와 달리 겉돌게 보이는 중요한 이유가 되고 있는 것 같다. 조금만 더 가다듬어서 심도 있는 캐릭터를 완성했더라면 지금과 같은 평가와는 상반되게 상당한 수작이라고 작품을 평가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관객을 찾아온 <가을로>는 주제와 달리 상당히 일반 관객들에게 지루한 영화가 될 공산이 더 커보이는 영화다.
P.S <혈의 누>에서 보여주었던 그 강렬한 캐릭터와 비교해보면 <가을로>는 상당히 밋밋한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영화 자체가 멜로라서 그런면도 있겠지만 멜로라 생각해도 캐릭터가 조금 언 발란스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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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ndi
저는 엄지원씨 연기가 제일 별로던걸요-_- 그리고.......주제의식이 결여된 지루한 영화, 란 말엔 동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