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영화 시장 전쟁이 막을 내렸다.
징검다리 휴일을 합쳐 최장 9일까지 연휴가 가능해 어느 해보다 극장가가 뜨거울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소문난 잔치에 불과했다. 당초 1000만명이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빗나갔다. 연휴가 길다보니 오히려 극장을 찾는 관객보다 나들이객이 더 많았다.
그나마 '타짜'가 약 385만명을 동원한 것이 위안거리다. 조승우 김혜수를 앞세운 '타짜'는 아킬레스건을 강점으로 승화시켰다. 특히 18세 이상 관람 등급과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139분)은 완성도 높은 작품성으로 만회했다. 또 도박을 소재로 도박이 어떻게 인간을 파멸시키는가를 보여줌과 동시에 인간의 심리와 삶의 진정성을 일깨워주는 극화로 탈바꿈시켜 찬사를 받았다. 여기에다 메가폰을 잡은 최동훈 감독의 천재성과 주연 배우들의 호연은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한 '가문의 부활'과 '라디오 스타'는 평단과 관객의 눈높이가 얼마나 다른 지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가문의 부활'은 시사회 직후 '3류 저질 개그'라는 악평이 쏟아졌다. 반면 '라디오 스타'는 모두가 호평을 내렸다. 눈물과 웃음, 그리고 사랑을 아우른 추석 종합선물세트라는 것이 요지였다. 하지만 관객들은 추석 연휴 기간 중 '가문의 부활'을 선택했다. '타짜'보다 한 주 앞서 개봉한 '가문의 부활'은 300만을 돌파하며 '추석=코미디 영화 흥행 불패'라는 공식이 결코 무색치 않음을 증명했다. 역시 가벼운 소재가 추석에는 제격이라는 것이 관객들의 평가다. 이에 비해 '라디오 스타'는 연휴 기간 중 100만 돌파에 실패했다. 물론 아직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라디오 스타'의 경우 묵직한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입소문을 타면서 날이 갈수록 관객이 줄기는커녕 급등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지난달 14일 일찌감치 개봉해 현재 300만 돌파를 바라보고 있는 이나영 강동원 주연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추석 영화시장까지 생존해 긴 생명력을 자랑하며 선전했으나, '구미호 가족', '잘살아보세' 등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또 '야연', 'BB프로젝트' 등 외화들도 흥행 전쟁에서는 참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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