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X맨:최후의 전쟁이 개봉을 했다.
그러나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라는 속담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일단 X맨 1편과 2편과 비교해서 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X맨의 멋진 모습과 새로운 X맨들의 출현은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그러나 이번 X맨:최후의 전쟁은 X맨의 마지막편이라는 부담감 때문인지 여러가지 흥미로운 소재를 끄집어 냈으나 제대로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첫째 X맨의 능력을 무력화시켜 일반인으로 만들어버리는 '큐어'라는 물질을 가진 소년의 등장으로 X맨 세계는 큰 혼란에 빠진다. 전편에서는 일반 인간과 공존을 주장하는 사비에교수 진영과 X맨만이 살아남는다는 적자생존을 주장하는 매그니토 진영간의 치열한 접전이 압권이었다. 그러나 이번 X맨:최후의 전쟁은 내용전개의 긴장감이나 극적 갈등이 현저히 떨어진다.
둘째 착한(?) X맨들의 정신적 지주 사비에 교수를 그것도 그가 신뢰하던 진 그레이에 의해 산산조각 내면서까지 죽인것은 X맨 1편과 2편에서 그가 보여준 카리스마와 지위에 비하면 충격 그 자체였다. 하지만 그의 허무한 죽음은 황당하기까지 했다.
또한 매그니토 진영의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인 미스틱이 그 변화무쌍한 변화 능력을 잃고 매그니토에게 버림받자 나중에 그의 위치를 밀고하는 장면도 안타까웠다.
셋째 이 영화에서 X맨들에게 또 하나의 위협이 되는 진그레이의 존재이다. 2편에서 다른 팀원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진은 그녀의 감춰진 이중적 자아인 피닉스로 다시 부활한다. 이 과정에서 그녀의 연인 사이클롭스 스캇이 아쉽게 죽는다. 인간과 X맨을 모두 파멸시키려는 이 피닉스라는 존재는 사비에 교수를 박살내버리고 매그니토를 쳐박아버린다.
영화에서 그녀는 계속 포즈만 취하다가 영화 후반부에 가서야 그녀의 무시무시한 힘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때 마침 돌아온 제정신에 울버린에게 자신을 죽여달라고 부탁하고 장렬한 죽음을 맞이한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은, 아니 전편들과의 차이는 바로 X맨1편과 2편을 제작한 브라이언 싱어 감독과 브렛 라트너 감독의 관점의 차이다.
반전(反轉)영화의 최고봉이라고 꼽히는 유주얼 서스펙트(1995)를 제작한 브라이언 싱어감독은 X맨에서도 일반인들과 다른 자신의 정체성에 고통받는 X맨들의 세밀한 감정표현에 성공함으로써 관객 들의 많은 공감대를 이끌어 낼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X맨:최후의전쟁을 제작한 브렛 라트너 감독은 영화제목 그대로 X맨들의 최후를 향해 너무 급하게 내용을 전개시키는 바람에 우리 주위에 함께 숨쉬던 슈퍼맨, 스파이더맨처럼 친근한 영웅이 아니라 상상초월 슈퍼히어로만을 낳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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