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3편은 꽤나 의미있고, 흥분되는 작품이었다.
1편이 공룡의 재창조를,
2편이 공룡과 인간의 사투를 보여주었다면
3편은 공룡과 인간의 공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3편의 화두는 바로 "소통"이다.
첫번째로 의사소통이다.
공룡 중 무리사냥을 하며 서로 의사연락을 하는 랩터의 발성구조가 밝혀진 것이다.
이를 토대로 인간은 공룡의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하였다.
아직 진정한 의미의 "의사"는 없었지만, 적어도 공룡과 인간의 최초 대화가 시도된 것이다.
그리고 그 매개수단이 바로 랩터의 알을 그들에게 돌려주는 것이었다.
두번째로 공간적 소통이다.
전편까지의 공룡들은 철저히 인간과 격리된 공간에 존재해 왔고,
인간이 그 곳으로 침범하거나 그들을 포획하지 않는 이상
그들은 인간의 영역으로 넘어올 수 없는 그들만의 세계 -이슬라 소르나- 에 갇혀있었다.
그러나 바로 지구 역사상 최초로 하늘을 비행한 존재, "익룡"이 탄생한 것이다.
익룡은 지금까지의 공룡과는 차원이 다른 존재였다.
공룡들이 섬의 하늘을 날 뿐만 아니라, 남태평양 바다 위를 날고,
바다 넘어 인간과 단절되지 않은 하나의 공간 안에 놓여지게 되었다.
바야흐로 인간과 공룡의 지구상의 진정한 공존의 시작된 것이다.
이러한 인간과 공룡의 공존, 그리고 소통 가능성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3편은 굉장한 의미를 담은 작품이고,
단지 신에 대한 인간의 잘못만을 지적한 전작들과 달리
순수하게 인간과 공룡이 공존을 모색한 첫번째 시도였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4편에서 인간과 한 공간에 놓이게 된 공룡들의 활약상이 기대되는 이유이다.
(물론 영화 흥행상 여전히 서로 죽고, 죽이는 활약상이 될 가능성이 높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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