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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쥬라기공원.. 쥬라기 공원 2 : 잃어버린 세계
jjw0917 2006-10-07 오후 8:00:34 1438   [5]

어릴 적 아버지에게 그렇게 토를 달면서 꼭 같이 보자고 졸라대던 영화가 있었습니다. 쥬라기 공원 2였죠. 뭐랄까, 그때는 무척이나 공룡에 관심이 있었고 누구나 어릴 적 공룡이라는 신비한 대상에 대해서 한 번 쯤 매력을 느끼지 않은 사람은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한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주고 무엇보다 살아 있는 공룡을 체험하게 해준 것은 스티븐 스필버그의 쥬라기 공원 시리즈였습니다.

 저는 나이가 들면서 그의 영화를 죠스 이후로 천천히 접하게 되었습니다. 죠스 - 쥬라기 공원때만 해도 스티븐 스필버그는 마냥 위대한 감독이었고 제가 철이 들면서 뛰어난 감독 - 그리고 비판에 대한 능력도 늘어만 갔습니다. 쉰들러리스트를 만든 위대한 감독이지만 유대인이라는 타고난 민족성을 버리지 못하는 감독(8-10일자 이스라엘에 구호금을 전달했더군요.). 우주전쟁에서 영상쪽 전공중인 제가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연출능력과 소리의 적절한 사용을 보여줬지만 다분히 한계가 느껴지는 작품을 만든 감독이었죠.

 잡설은 그만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 어릴적 그저 공룡을 본다는 마음으로 "티라노 이겨라"를 줄창 외치면서 보던 그 영화를 저는 최근에 다시 접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티렉스에 대한 설레임을 - 랩터에 대한 긴장감을 느끼고 싶어서였죠.

 하지만 이번 감상에서는 좀처럼 그런 마음을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분명히 연출과 그래픽 - 모든 분야에서 이 영화는 상당한 수준의 영화임에 틀림 없습니다. 다양한 볼거리와 명백한 헐리우드식 전계까지 갖춘 뛰어난 상업 영화였습니다.

 그러나 쥬라기공원 1이 던졌던 철학적인 맛깔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그린피스 주위의 외침이 그 철학적인 구도를 계속해서 이어간다고 하지만 그린피스를 주장하는 주축 내용,그 측면에는 MORAL이라는 것을 무시해버리는 실수가 있습니다.

 쥬라기 공원 2를 타임지는 "공룡에게 바짝 다가가서 사진을 찍어 신경을 곤두세운다"라고 평가했죠. 이것은 그러한 위선적인 의미전달 실패를 명백하게 보여주는 깔끔한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이 영화의 여자주인공과 조연인 그린피스 회원인 남자가 이끌어내는 스토리의 전개는 뭔가 어설펐던 것이죠. 그들이 자연을 사랑하고 공룡을 사랑한다는 마음가짐만큼은 이해가 됬지만 그들이 저지른 실수는 너무나 크게 일어나게 되고 - 그것은 결국 영화 자체가 전달하려던 의미의 대 모순을 저지르고 맙니다.

 영화 - 그리즐리 맨 -을 아시는지요? 그 다큐멘터리 영화의 주인공은 북미의 유명한 곰 보호운동가였습니다.  북미 회색곰을 관찰하고 사랑하던 그의 이야기를 잘 그려냅니다. 하지만 결과는 참으로 아이러니틱합니다. 그는 그가 그토록 사랑하고 아끼고 - 보호하고자 노력했던 곰에게 잡아 먹힙니다. 그리즐리 맨에서는 - 그렇게 곰을 사랑하다가 곰에게 잡아먹힌 아이러니한 주인공을 보여주지만, 그 영화가 모순된 점은 결코 없습니다. 전체적으로 실사를 바탕으로 자연계의 모습을 잘 담아내고 있어 완성도가 뛰어납니다. "억측"이 없다는 거죠.

 반면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의 쥬라기 공원 2는 억측이 난무하게 됩니다. 자연을 사랑하는 이 훌륭한 전사들은 유전자조작으로 태어난 과오를 자연으로 인정하고 지키기 위해서 밀렵군들과 멋지게 한판 대결을 펼칩니다.(여기서 밀렵군은 인젠사의 사냥꾼이죠. 주정부에서는 아직 코스타리카에 있는 제도구역의 섬에 대해서는 알지도 못하는 상태이고 공룡 사냥 불가 자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이런 설정에서 이 박사님들과 존 해먼드의 이론은 대단한 모순을 일으키고 결국 계연성이 맞아 떨어지지 않음을 불러 일으키게 되는 겁니다.

 하지만 우리가 자연을 함부로 훼손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가치관적으로 봤을 때 여기까지는 결코 충돌될만한 사유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계연성과 정당성 - 그리고 MORAL의 충돌은 바로 "죽음"이라는 소제가 부각되면서 나타나는 겁니다. 죽음이란 소제는 고어영화에서조차 진지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입니다. 어떠한 인류의 역사에서도 죽음이란 것은 다양하게 해석되었습니다만, 지금의 인류에서의 죽음은 남 다릅니다. 보통 스토리라인들은 이 죽음의 이유를 훌륭하게 해석해내냐에 따라서 좋은 작품이 될 수도 있고 나쁜 작품이 될 수도 있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쥬라기공원 2는 바로 그 점에서 정확하게 억측을 써서 내용을 전개합니다.

 여주인공 쌔라와 조수 오웬은 그들의 논리를 위해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을 희생시키게 됩니다. 그들 역시 인간이고 죽는다는 것은 결국 보는 이에게 충격을 주게 됩니다. 어른이 될 수록 윤리관이 잡히게 됨으로 그 인간의 죽음에 대한 정당성에 대해서 가치를 평가하게 되는 것이죠. 영화를 뭐 그런 식으로 보냐? 하시겠지만 이것은 이야기의 중요한 계연성 범주에 속하고 이러한 계연성이 탄탄한 영화를 우리는 대작이라고 부릅니다. - 계연성이 없는 영화가 성공하려면 극단적인 고어 - 공포영화 - 극단적인 코미디밖에 될 수 없습니다. 대중성을 가지기 보단 매니악틱이나 특정집단을 위 만들어질 수 밖에 없겠죠.

 많은 사람들이 죽는다는 것 - 어떤 영화는 수천만이 죽는 2차세계대전에 대해서 다루는데 그까짓 것이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문제는 주인공이 그에 따른 적절한 반응을 하지 않고 소위 "시시껄렁"하게 아 - 죽었군, 그의 죽음은 명예로워, 사람이 죽었지만 난 티라노를 죽일 수 없어. 그래서 그 탄환을 훔쳐야 해 - 와 같은 발상으로 두둔하면서 결국은 윤리와 인과와는 전혀 상관성이 없는 행동을 하게 되며 보는 이에게 불쾌감까지 주게 되는 것은 분명히 영화의 전체적인 완성도를 떨어뜨리게 되는 것입니다.

 길게 말할 필요 없이 물론 이러한 것이 있다면 - 그에 걸맞는 매듭장치가 있어야 하는 것이죠. 스티븐 스필버그는 뛰어난 감독입니다. 그에 걸맞는 매듭장치를 모를리가 없습니다. 그것을 통해서 수습을 잘 하는 것 - 즉 과감성을 효과적으로 수습해내는 것도 감독의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존 해먼드를 마지막에 등장시켜 나레이션을 깔아줌으로서 그 사태를 "수습"하고 당위성을 세우려 했지만 - 앞뒤가 맞지 않은 발언이 됨으로서 결국은 "사람은 죽지 않아도 될 것에 죽더라도 공룡은 PEACE(평화)"라는 황당한 메커니즘과 주제를 구축시켜버립니다.

  호랑이가 우리에서 나오거나 조련사의 목을 갑자기 물어버려 사람을 죽이면 우리는 규정상 당연히 죽입니다. 샌디에이고에서 시민이 티라노에게 도망가다가 죽습니다. 근데 죽이지 않고 우리의 주인공은 티렉스를 살려 보내는데만 혈안이 됩니다. 존 해먼드의 논리는 그것을 두둔하기 급급하지만 - 막급한 피혜를 수습해야한다는 윤리관과는 전혀 접촉이 안됩니다. 결국 MORAL의 오류는 계연성을 급격하게 떨어뜨리게 되고 작품 스토리라인의 질 저하로 이어집니다.

 헐리우드 상업영화에서 가끔씩 종종 나타나는 실수이긴 합니다만, 이런 작품은 흔히 좋은 평을 받을 수 없습니다. 이 영화역시 마찬가지였던 것입니다. 제가 이렇게까지 길게 쥬라기 공원 2를 평했던 것은 결국 공룡을 사랑했던 어린 제가 이제는 다 큰 어른의 눈으로 다시 "스티븐스필버그"에 의한 쥬라기공원 2를 감상하니 아무래도 여러가지 다양성있는 시야가 생겼기 때문일 것입니다.

 결론적인 평을 하자면 - 이 영화 쥬라기공원 2는 쥬라기공원 1에 비해 많은 점에서 진일보하였지만 스토리라인이라는 가장 중요한 것이 퇴화됬다는 것입니다. 그 명성으로 인해 겨우 성공했지만 확실히 예전만큼의 인기를 몰 만한 작품이 아니었다는 것이겠죠. 내용면에서는 말입니다.

 쥬라기공원3로 가면 쥬만지를 만든 경력의 감독이라서 그런지 가족영화가 되어 버리더군요. 참 안타까웠습니다. 결국 쥬라기공원 1의 걸출한 명성은 편을 갈 수록 깍아먹게 되었던 것이죠. 마이클이 쓴 원본의 뛰어남은 간데 없고 가족사랑영화로 재편성된 쥬라기공원의 모습은 저에게 안타까움만을 남겼습니다.

 쥬라기공원2가 제작되고 얼마 안되 만든 스필버그의 수작은 라이언일병구하기가 있습니다. 거기서도 쥬라기공원2의 쌔라와 같은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업햄(제레미데이비스)이 바로 그 역을 맡았죠. 하지만 라이언일병구하기에서 스티븐스필버그는 한층 진일보했습니다. 업햄은 새라보다 보는 이에게 더 짜증나게 만드는 캐릭터(사람과 사람이 서로 죽고 죽인다는 것은 그 가치관이 공룡이 사람 죽인다와는 것과 차원이 달라지겠죠.)였습니다만, 그 매듭을 쥬라기공원 2때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깔끔하게 지어냄으로서 상업영화이기 이전에 구성면에서도 탄탄한 수작을 완성시켰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스티븐 스필버그는 여러 방면에서 많이 성숙해졌고 또 다른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환갑이 넘은 스티븐 스필버그는 쥬라기공원4를 제작하고 있다고 합니다 - 부제는 EXTICTION이구요. 멸종이죠. 스티븐 스필버그의 80~90년대 상업주의 영화와는 달리 최근의 작품은 많이 성숙하고 무거워졌습니다. 쉰들러리스트와 같은 무게성을 만들어내는데 스필버그는 주력합니다. 많은 돈을 들여 만든 우주전쟁은 어떻게 만들면 코미컬하게 만들어질 수도 있는 것을(화성침공) 스필버그는 지금까지 쌓였던 "내공"으로 엄청 무겁게 만들어버립니다. 물론 제치가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가 환갑이 되어 마침내 감독한 최초의 애니메이션 - 몬스터하우스같은 걸 보면 그런 점을 알 수 있죠. 하지만 이전보다 확실히 그의 작품에서 무게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EXTINCTION이라는 부제역시 결국 그 느낌입니다. 멸종이죠. 2에서 그렇게 많은 연계성과 윤리적 사고관까지 어겨가며 주장하던 - 공룡 살리기 대 작전을 이제 그 스스로가 멸종이라는 부제를 달아버렸다는 것은 - 아무래도 그의 생각이 달라졌음을 나타내는 것이 아닐까 - 하고 저는 조심스럽게 추측해봅니다.

 끝으로 EXTICTION은 THE WAR와 개봉시즌이 비슷하다고 합니다. 많은 관객들이 그 두 메가톤중(물론 명성은 쥬라기공원이 훨씬 좋죠) 무엇을 택할지 기대가 됩니다.


(총 0명 참여)
ldk209
ㅎㅎㅎㅎ   
2010-08-09 16:40
sbkman84
대단합니다!   
2007-01-03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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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라기 공원 2 : 잃어버린 세계(1997, The Lost World : Jurassic Park)
제작사 : Universal Pictures, Amblin Entertainmen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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