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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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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0-15 오전 10:54: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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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 감독의 세 번째 영화 <킬러들의 수다>. 충무로에서 재기 넘치는 악동으로 불리우는 그, 그가 킬러를 소재로 새로운 영화를 만들었다. 그런데 제목부터 묘한 느낌인걸 ? 무게만 잡을 것 같은 킬러들이 수다를 떤다고 ? 예사롭지 않은 제목의 이 영화, 장진 감독의 또 한편의 블랙 코미디를 시사하는 듯 하다. 몇 편의 작품을 연출하지 않은 장진이지만 그의 영화에는 몇 가지 공통점들이 있다. 우선 그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 헐리우드와 충무로의 몇몇의 배우들과 감독이 콤비를 이루는 것 처럼, <예를 들면 로버트 드 니로와 마틴 스콜세즈, 조니 뎁과 팀 버튼> 장진 감독에게는 소위 말하는 장진 사단이라 불리는 팀이 존재한다. 또한 그들은 의리로 뭉치는 듯한 인상이다. 장진 사단의 대표적인물 신하균, 정재영, 그리고 손현주. 거기에 이 영화엔 신현준, 원빈 그리고 정진영 이라는 걸출한 배우들이 합세를 했다. 그가 연출하는 영화들은 모두 블랙 코미디의 형식을 띈다. 젊은 나이의 감독임에도 그는 사회에 하고싶은 말이 참 많은가 보다. 하지만 그는 직접적으로 그것을 표현하는 걸 싫어한다. 간접적으로 우회적으로 비꼬면서 또한 즐겁고 유쾌하게… 그런 식의 표현에 가장 적합한 장르는 단연 블랙 코미디다. 또한 그의 작품에서 설정하는 인물들이 처한 처지 내지는 직업이 굉장히 독특하다. 전작인 <간첩 리철진>에서는 간첩이라는 굉장히 조심스러운 소재를 이젠 아예 킬러들을 전면에 나선다. 간첩이니 킬러라는 소재들은 언뜻 듣기에 굉장히 심각해 질법한 소재들이다. 그런데 우리의 장진 감독은 이러한 선입관을 완전히 깬다. 어설픈 간첩을 등장시켜 택시 강도를 당하게 하더니 이젠 프로페셔널 하기는 하지만 의뢰받은 인물이 불쌍해서 의뢰를 거절한다거나 TV리포터가 좋아서 뉴스를 보는 조금은 엉뚱한 캐릭터의 킬러들을 그린다. 아마도 그는 일부러 그의 작품에서 전형적으로 심각한 일만을 주로 하는 인물을 전면으로 내세우는 것 같다. 심각해 보이는 뭔가 분위기 있어 보이는 그들이 엉뚱한 하게 바보 같다면, 어설프다면, 상상만으로도 꽤 웃기는 상황이 펼쳐진다. 그럼 본격적으로 <킬러들의 수다>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자 한다. 킬러들의 수다엔 4명의 킬러가 나온다. 우리의 보스이며 리더인 상연(신현준 분). 주로 의뢰인을 만나는 일을 하며 무슨 일에든 전면에 나선다. 일에는 철저한 프로페셔널이지만 고집도 있고 나름대로 인간적인 면이 있는 캐릭터. 사격전문 킬러 재영(정재영 분). 말 그대로 사격전문 킬러이다. 4명의 배우 중 가장 지명도가 떨어진다 생각을 했었지만 4명의 킬러 중에서 가장 킬러다운 분위기를 풍기는 인물이다. 더구나 4명중 가장 냉철한 성격인듯 하지만 그도 좋아하는 사람의 청은 거절 못하는 인간일 따름이다. 폭파전문 킬러 정우(신하균 분). 4명의 킬러 중 가장 재능이 많으며 가장 로맨틱한 캐릭터. 학교시절엔 마라톤 선수를 할만큼 달리기에 재능이 있었고,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네 남자 중 사랑의 감정을 처음 느끼는 사람도 그였고 그로 인해 의뢰인으로부터 의뢰 받은 사람을 최초로 거절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막내 하연(원빈 분). 솔직이 하연을 특징지을 만한 킬러로서의 능력이 그다지 두드러져 있지는 않다. 다만 하연은 초반 컴퓨터와 설계도면과 관련된 일을 책임 졌었다. 하지만 팀의 막내이고 상연이 친 형인 까닭에 그는 늘 3명의 킬러들에게 보호를 받는 입장이 더 강하다. 상연은 하연에게 총도 쏘지 못하게 하는데뭐… 또 한명의 인물, 조검사(정진영 분) 형사 콜롬보를 연상케하는 조검사는 이 영화에 4명의 킬러외의 또다른 주인공이며 실질적인 이 영화의 주인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극중에선 킬러들의 보스인 신현준과 대립되는 인물이며 킬러의 존재에 대해 처음으로 감지를 해낸 인물이며 마지막에 사회의 암적 존재를 간접적으로 처리하므로 흩어진듯한 줄거리를 정리를 하는 일을 한다. 물론 누군가(?)의 힘을 빌어서 이지만….. 영화는 초반부터 관객들을 위해 멋진 액션 씬을 준비한다. 4명의 킬러가 의뢰 받은 사람들을 죽이기 위해 한 빌딩에 모여고 그들이 가자 맡은바 소임에 맡은 일들을 멋지게 해 낸다. 예상치 않은 상황에서 맞닥뜨린 예상치 않은 인물들, 상황에서도 그들의 타켓은 흐트러짐이 없다. 결국 그들은 멋지게 임무를 완성한다. 그러나 그자리 엔 그들에게 중요한 증인을 빼앗긴 조검사가 있었다. 그는 이들이 킬러라는 사실을 가장 먼저 알아낸다. 드디어 우리의 킬러들은 조검사의 그물 망에 걸리기 시작하는데.… 영화 <킬러들의 수다>는 장진 감독 연출적 역량이 무르익은 작품답게 그 동안 그의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감각적이고 센스 있는 화면연출과 스케일이 커진 대규모 폭파 씬 그리고 액션이 보여진다. 그의 코믹적인 감각이 두드러진 부분은 두부분. 조검사가 킬러들의 아지트를 알아내곤 그들이 무얼 하는 사람들인지를 추측하며 그곳을 둘러보는 장면. 핑크 팬더의 배경 음악 같은 뭔가를 염탐하는 듯한 음악이 배경으로 흐르면서 화면이 삼등분 된다. 무언가를 알아 내고자 하는 검사의 속마음과 뭔가를 찾아낸듯한 그리고 뭔가를 더욱 정확하게 보는듯한 삼등분 화면 속의 조검사. 상당히 인상적인 장면중의 하나이다. 또한 관객들은 이 장면에서 조검사의 일거수 일투족에 주의를 하면서 영화를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장면, 의뢰 받은 사람에게 연민인지 사랑인지를 느낀 정우가 그의 동료들에게 나름대로의 변명을 할 때 펼쳐지는 이등분 화면… 그가 거짓을 말하고 있다는 사실을 관객은 알고있지만 그의 거짓말을 상황을 너무도 리얼하게 표현하는 굉장히 위트 있는 장면이었다. 또한 이 영화의 절정에 속하는 햄릿 공연중의 살인. 더구나 극중 무대에서 공연중인 배우를 죽이는 장면. 킬러들이 자신의 위험을 무릅쓰고 의뢰인의 오영란 앵커우먼을 위해 멋지게 작업을 완성하는 바로 그 장면. 그 장면의 연출은 손에 땀을 쥘 정도로 긴장감도 있었고 멋진 오페라 화면과 더불어 웅장하고 장엄한 장면으로 관객들에게 각인 될 수 있을 것이다. 코미디를 표방한 작품 답게 영화 곳곳, 장면장면이 위트 있고 재미있다. 어쩌면 배우와 감독간의 호흡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그런 재미있는 장면은 김이 빠질 것도 같은데 4명의 킬러들과 감독은 멋지게 팀웍을 과시하며 완벽한 장면을 연출한다. 따라서 감독이 의도한 대로 굉장히 재미있고 위트 있는 장면이 연출 되었다. 대사 뿐 만 아니라 각각의 상황에 처한 주인공 킬러들이나 무게를 잡아야만 하는 조검사 까지도 우리를 웃도록 만드는데 온몸을 바친다. 여하튼 이 영화는 감독이 여지껏 보여주지 못한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는 듯 재미와 액선 그리고 감동을 모두 보여준다. 이 영화가 재미있고 위트가 넘치고 장진이라는 감독의 역량이 십분 발휘된 작품이지만 아쉬운 부분이 아주 없지는 않다. 이 영화가 재미있는 상황전개나 각각의 캐릭터들이 꽤 잘 배치되어 있는 반면에 이야기의 전개가 두서가 없다. 그러니까 그들은 킬러이므로 의뢰 받은 사람을 죽이는 일(?)을 한다. 하지만 그 일이라는 것이 병렬적으로 연결되어있지 사건이 발단이니 전개니 절정이니 하는 따위의 단계가 없이 그저 평이하게 재미있는 상황의 연속일 뿐이다. 영화의 절정 부분인 햄릿 공연 중 살인은 킬러들을 위험으로 몰수도 있었는데 그들은 유유히 자신들의 임무를 완벽히 마치고 살인장소를 떠난다. 위험한 일을 하는 이 네 명의 킬러들에게 이 작업을 마치고 나갈 곳이 그다지 마땅치 않다는 복선을 이미 깔아 놓았는데도 이들은 탈출이 그다지 어렵지 않았나 보다. 마지막 조검사와 상연의 대립과 그에 따르는 상연의 총상은 아마도 감독이 이 영화를 종결짓기 위한 의도적인 연출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진행상 갑작스런 전환이 아니었는지 싶다. 줄거리의 짜임새가 좀더 있었으면 하는 것이 이 영화를 보면서 남는 하나의 아쉬움 이었다. 또 한가지, 이건 전적으로 내 개인적인 생각이기는 하지만 이 영화 속에 간간이 까메오가 등장을 했으면 하는 생각들었다. 그들에게 살인을 의뢰하는 의뢰인들이나 TV앵커우먼 또는 햄릿을 공연하는 배우들중에 까메오를 심어놓았더라면 영화보는 재미가 한층 더 있었을 것을….(마지막에 장진감독이 까메오로 등장하기는 하지만 조폭마누라의 최민수정도의 효과를 거두기는 역부족인듯 싶다.) 하찌되었든 <킬러들의 수다>가 올해 코믹을 표방하고 나온 한국 영화 중 가장 완성도도 있으면서 재미있는 영화라고 단언할 수 있다. 올가을 재미있고 웃다가 뒤집어지길 원하신다면 <킬러들의 수다>가 기대를 충족시켜 줄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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