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시작은 코미디 그것도 원초적이고 뻔한 섹스코미디이고 후반부는 정치 경제 사회문제까지 엿볼수 있는 기획성이 있다. 보는 이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 있지만 대중성 짙은 영화는 점차 기획성 정치문화성에 대해 심도있게 파고 들어가려 한다.
70년대의 시대상을 그대로 반영하듯 근대화를 외치며 고군분투하는 김정은을 상대로 이범수를 비롯한 마을사람들은 갖가지 웃음거리를 안겨다 준다. 하지만 반전의 깊이와는 달리 영화는 급속히 진지해진다. 그리고 한없이 우울하고 심각해진다. 아마 여기서 대부분은 부담을 느끼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그리고 수시로 비가 내린다. 비가 올수록 영화는 코미디를 잃어가는데 영화의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 있는 부분에서 마을회관은 불에 탄다. 마을 사람들의 희망이자 한편으로는 족쇄와도 같았던 이 마을회관이 타는 것 비(물)와 불의 만남! 즉 반전이자 화해의 연결고리가 아닐까? 하지만 보쌈하던 여자의 보자기를 벗기는 순간 또 한번 불편함을 감출 수 없다.
어떤 기획인지 몰라도 마지막은 다시 따뜻한 대중성에 기대면서 봉건사회를 택한다. 뒤를 생각하면 앞이 아쉽고 앞을 생각하면 뒤가 허전한 반쪽만 찾은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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