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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만들어진 일본 오락 영화의 전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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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라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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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만들어진 일본 오락 영화의 전형 잘생긴 두 남녀 주인공과 개성있는 조연들, 전혀 진부하지않은 참신하고 독특한 소재를 바탕으로 한, 전혀 현실적이지 않지만 극적 리얼리티를 잃지 않은 채 부실하지 않은 스토리라인, 기분 나쁘지 않게 웃음을 짓게하는 유쾌한 유머와 깔끔하게 눈물을 흘릴 수 있게 해주는 감동,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로맨스, 적절하게 쥐어주는 뻔한 교훈, 그리고 뭔가 허전한 엔딩. 잘만들어진 일본의 대중 오락 영화의 전형인 <사토라레>는 이 모든 공식을 잘따르고 있는 잘 만들어진 오락 영화이다. 작가주의라는 이름을 달고 다니는 작품성 있는 영화는 아니지만, 천박한 방식으로 오락 영화의 질을 떨어뜨리게하는 영화들과는 레벨이 다른 이러한 일본 오락 영화는 분명 가치있는 작품으로 볼 수 있다. 그것은 어찌됐든 인간을 좀더 따스하게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가져다주는, 그렇게 지나치게 현실과는 떨어져있기에 엔딩무렵에서 여운과는 다른 허무를 가져다 주지만 기분 좋게 자리를 뜰 수 있게 해주는 영화이다. 그간 봐온 몇몇의 이런 류의 영화는 부실한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짜임새는 공고한 일본 영화계가 만들어내는 수작들이다. 2001년 일본에서 개봉했던 <사토라레>는 일본만의 독특한 설정으로, 일본 영화나 드라마쪽에 관심이 있었던 나는 오래전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이다. 일본 영화를 관심있게 지켜본 사람이라면 한번 쯤은 봤을 배우들과 감독이 만들어낸 이 영화는 전방 10미터에서 50미터에 이르는 거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사념파를 통해 완전히 들켜버리는 IQ 180 이상의 천재들인 "사토라레"라는 존재의 행적을 뒤쫓아가는 영화이다. 이미 원작 만화가 다양한 사토라레의 이야기를 그려 인기를 끌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는 데, 영화는 그 스토리중 사토미 켄이치라는 젊은 의사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굳이 내용을 주절 주절 쓰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되는데, 그를 감시하며 의사에서 좀 더 국익에 도움이 되는 쪽을 그의 진로를 변경시키기 위해 내려오는 여자 요코와의 에피소드와 필연적이라고 할 수 있는 로맨스, 자신을 오랫동안 길러온 할머니를 구하기 위한 감동의 수술씬 (이 장면에서는 뻔하지만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는 연출이 돋보였다. 튀지 않고, 뻔하지만 통할 수 밖에 없는. 이런 것을 클리셰라고 하는 지는 말 모르겠다.), 그리고 해피 엔딩까지. 내용을 요약하자면 뻔하지만 영화는 재미를 가득선사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대게의 일본 오락 영화들이 그렇듯, 이러한 독특한 아이디어는 교훈으로 넘어온다. 그 독특한 아이디어는 비록 오락 영화이지만 영화에 인간에 관한 메세지를 담을 수 있게하는 중요한 요소이며, 그것이 이러한 일본 오락 영화들이 단지 공허한 웃음에 그치지 않고 의미를 가지는 작품이 될 수 있게하는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혼네와 다테마에. 겉마음과 속마음이 다른 것을 일본인의 대표적인 모습이라고들 하지만 이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특성이며 어쩔 수밖에 없는 일. 일본인들은 그들 스스로의 문제점이자 인간의 문제점을 이러한 방식으로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속마음이 들린 다는 소재야 몇차례 쓰여진 일이 있으며 (왓위민원트, 라이어 라이어), 트루먼쇼와도 다소 비슷하다는 얘기를 듣고 있긴 하지만) 왜 우린 진심을 전하지 못하고 숨기고 또 속아주는 것인가. 나의 진심은 왜 전해지지 못하고 왜 상대의 진심을 받아들이지 못하는가. 사토라레는 이러한 답답함에 있어서는 이상형일 것이고, 또 그 반대로 인간의 어두운 상상에 있어서는 절대 꺼려지는 딜레마의 관계에 있는 것이다. 방법은 하나 뿐이다. 우리가 좀 더 솔직해 질 수 있다면. 서로가 진심을 꺼내놓기에 두렵지 않을 만큼, 상처 받을 지 않을 만큼 배려하고 이해해줄 수 있다면. 사람이 가지고 있는 고민과 고독은 한층 더 줄어들 수 있을 것이고, 생은 <사토라레>가 표현하고 있는 밝은 사람으로 가득한 영화처럼 밝아지고 깨끗해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게 사람이며, 그것이 영화와는 다른 현실이라는 게 안타까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사람이 만드는 영화는 당연히 사람을 말하고 현실을 반영한다. <사토라레>와 같은 영화는 사람의 꿈이자 현실의 꿈의 이상향을 그리고 있는 밝은 영화이다. 그렇기에 현실과는 분명 거리감이 느껴지고 단지 영화일뿐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렇기에 계속 만들어지고 보여지고 인기를 끌 것이다. 그로서 우리는 2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이나마 행복하게 웃으며 안식을 찾고 다시 고독하고 냉혹한 현실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 안타깝다. 어쨌거나, 신나게 웃고, 울고, 사랑이 이뤄지길 바라며, 나를 따뜻하고 깨끗하게 2시간을 지켜보게 해준 영화 <사토라레>에 고마움을 전한다. PS. 영화의 마무리에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이러한 일본 오락 영화가 가진 풀기 어려운 문제점일까. <웰컴미스터 맥도날드>에서 전혀 매력적이지 못했던 스즈키 쿄카의 매력이 한껏 드러났고, 안도 마사노부는 과연 미소년..이었다. 그리고 끝내 사토미에게 애정을 발휘한 그 비밀요원도 영화에서는 빼놓을 수없는 마음에 드는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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