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감각이란 얼마나 정확한 것일까?
혹은 사람의 기억이란 얼마나 정확한 것일까?
공포영화가 공포인 나조차도 재미있게 본 반전영화의 대명사
"식스센스"에서 내게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역시 스포일러의 지존이라고 할 수 있는
"브루스 윌리스가 귀신이다!"가 아니라
지금은 비호감 청년으로 자라버린 할리 조엘 오스먼트의
"귀신은 자기가 보고싶은 것만 본다."라는 대사였다
그리고 그제서야 브루스 윌리스는 주변의 모든 것이 전과 다름을 알고 경악한다
그러나 자기가 보고싶은 대로 봐버리는 것이 어디 귀신뿐이랴
인간의 직관이야말로 사고의 지배에 휘둘리는 비객관 그 자체인 것을
해가 지구 주위를 도는 것이 아닌 것처럼
인간이 지금 보고 듣고 믿고 있는 것은
언제든지 진실이 아님이 밝혀질 가능성이 있다
(x-file의 그 유명한 The truth is out there~ ㅋㅋ)
그리고 믿음이라는 것
형 미노루는 타케루에게 이렇게 말한다
"처음부터 사람을 믿지 않고 끝까지 사람을 의심하는 게 내가 아는 너야"
그렇지만 나는 진정한 포커페이스는 형이 아닐까 생각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타케루를 믿지 않았던 건 미노루다
늘 여자에게 인기가 많고
도쿄에 나가 사진작가로써 멋진 삶을 누리는 동생에 비해
평범한 외모, 석유냄새에 찌들은 주유소의 답답하고 지루한 일상은
미노루에게 상대적 박탈감과 열등감을 안겨주었을 것이다
타케루가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을때도
자신을 위해 변호사를 선임할때도
타케루가 증언대에 섰을때도
형 미노루는 한순간도 동생을 믿은 적이 없다
어찌보면 이것은 형의 복수이다
"그래 너는 나를 잃으렴"
(어떤 분 댓글에서 봤는데 법정에서의 증언장면때
형의 표정을 묘사하는 가장 적절한 표현인 것 같다)
형제나 혹은 자매가 서로에게 가질 수 있는
미묘한 질투심, 경쟁심, 컴플렉스 같은 것들을 치밀하게 잘 그려놓은 것 같다
그렇지만 또 끊을 수 없는 그 어떤 깊은 감정까지도..
영상도 좋았고
다른 조연들의 연기도 저마다의 개성이 넘치고(특히 검사아저씨ㅋㅋ)
특히 형의 섬세한 연기는 정말 살떨렸다
오다기리 죠때문에 본 영화지만
죠의 연기는 왠지 너무나 섹시하고 멋진 외모때문에 다소 주의를 흩뜨리는 경향이 있는 반면
(어쩜 그리 빈티지가 잘 어울리는지~~~ ///>ㅂ</// )
형으로 나온 카가와 테루유키.. 완벽한 캐릭터 표현.. 최고였다
정말 그 시시각각의 표정변화는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원래는 영화를 한 번 더 보고 리뷰 쓰려고 했는데
(영화중반부터 영화 촛점이 맞질 않은건지 스크린이 흐려져서
집중력 50% 상실하는 바람에 당췌 몰입이 되질 않아서 ㅠ.ㅠ)
리뷰이벤트 하신다고 하니까 그냥 지금 생각나는 대로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