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영화 <잘 살아보세>는 그 시대를 살아온 영화팬들에게 상당히 추억을 자극하는 영화가 될 것이다. 영화의 주연은 이범수, 김정은이 맡았는데 역시 최고의 콤비답게 쿵쿵짝이 맞아도 지대로 맞는구먼...^^
지금은 가정당 아이들이 너무 없어서 탈이지만 불과 30년전인 1970년대에는 넘쳐나는 아이들때문에 골 머리를 앓던 시절이 있었다. 특히 못 먹고 못 사는 시기에 가족 수가 늘어나는 것은 "경제성장"을 최고의 덕목으로 생각하던 당시 정부에게도 골 아픈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산아제한 홍보용 영화, TV방송, 각종 포스터 대회등 여러가지 방식을 취해보지만 결국 큰 효과가 없자 전국 각지에 가족 계획 요원을 파견하게 된다.
영화는 가족 계획 요원으로 파견된 김정은이 전국 출산율 부동의 1위를 계속해서 고수하고 있는 농촌마을 용두리에 파견되면서 시작된다. 사실 영화가 전달해주는 웃음은 관객들의 예측 가능한 범위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박현주(김정은)가 각종 피임법과 초창기 질 낮은 콘돔사용법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장면에서는 알고 있음에도 웃음이 저절로 흘러 나오게 하는 것이 이 영화의 장점이라고 해야만 할 것 같다. 이 말은 다르게 생각하면 영화속의 캐릭터들이 약간의 과장은 있을지 몰라도 우리가 살아온 그 시대의 평범한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기에 감정 이입만큼은 잘된다는 의미도 될 것이다. 특히 용두리 이장(변희봉)과 이장 둘째 아들(창수)과의 갈등은 영화적인 재미를 한층 더 끌어올려주는 역활을 하고 있다. 이 두 조연은 맛깔나는 인물들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 <잘 살아보세>는 배우들의 열연과 함께 큰 무리 수 없이 흘러가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약간 평범한 영화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영화가 전해주는 평범한 일상이 결국 웃음과 훈훈함을 유발한다는 것은 이 영화가 어떤 목표를 지향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결국 이런 무난함이 관객들에게 어떻게 받아 들여질것인가 하는 것이 이 영화가 넘어야 할 가장 큰 난제일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약간은 어색한 반전성 이야기는 이 영화의 작은 흠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김정은의 행보가 갈지자 형태를 보인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흥행에는 실패했을지 몰라도 <사랑니>는 그녀가 연기자로서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지 충분히 알게 해 주었다. 이번 작품 역시 그녀가 인간냄새 나는 연기자로 거듭나고 있음을 알려주기에는 충분한 작품이 될 것 같다. 물론 이범수, 변희봉, 안재상의 연기 역시 훌륭했다는 것은 달리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이다. 영화 <잘 살아보세>는 인간냄새 나는 휴먼 코메디를 좋아하는 관객들이라면 올 추석 가족과 함께 봐도 무난한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훈훈한 웃음이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크게 튀지도 모나지도 않는 영화죠...ㅎㅎ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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